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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의 창]삼성전자의 대안을 찾아야 한다

안병국 미래에셋대우 리서치센터장안병국 미래에셋대우 리서치센터장


코스피지수가 올해 고점을 경신했다고 해도 추가 상승 가능성에 대해서는 여전히 논란이 많다. 물론 유동성이 지속해서 공급된다면 더 상승할 여지가 있겠지만 쉽지 않아 보인다.

한국 코스피를 대표하는 삼성전자는 실적 상승을 바탕으로 6월 이후 무려 25%가 넘는 급등세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코스피는 2.5% 상승하는 데 그쳤다. 삼성전자(우량주 포함)의 시가총액은 전체의 20%를 차지한다. 이를 바꿔 말하면 6월 이후 삼성전자의 반등을 제외하면 코스피는 오히려 약세를 보였다는 뜻이 된다.

만약 삼성전자가 추가 상승을 하지 못하고 다시 5월 말 수준으로 하락하게 된다면 코스피는 2,000선을 밑돌아 1,900선 중반으로 후퇴할 수도 있다. 삼성전자가 하락하는 분위기라면 다른 종목도 동반 약세에 접어들 가능성이 높아 심하면 코스피가 1,900선 초반 수준으로 밀릴 수도 있다. 삼성전자에 대한 시장의 의존도가 그만큼 높아진 상황이다.


삼성전자의 상승세는 여러모로 의미가 있다. 하지만 특정 종목에 대한 시장 의존도가 높아지게 되면 반대급부로 하락할 때 더 큰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다. 가장 좋은 것은 각 업종 대표주가 고른 상승을 보이며 균형을 맞추는 것이다. 다만 현시점은 산업별 환경 차이로 핵심 업종으로의 쏠림 현상이 나타날 수밖에 없는 구조다. 지금까지는 삼성전자를 중심으로 한 정보통신기술(IT) 업종이 실적 상승을 바탕으로 시장의 든든한 버팀목 역할을 해줬다. 문제는 앞으로 대안 마련이 쉽지 않다는 점이다. 제조산업은 아직도 구조조정의 소용돌이에서 벗어나지 못한 채 허우적대고 있다. 지금의 위기를 넘긴다고 해도 구조적인 변화를 극복하려면 뼈를 깎는 고통과 충분한 시간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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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울러 시장의 중심축인 외국인의 매수세도 약화하고 있다. 그동안 코스피는 외국인의 강력한 매수세를 기반으로 상승했다. 최근 미국의 금리 인상 시기가 다시 논란이 되면서 시장의 유동성은 급격히 위축될 수 있다. 미국의 금리 인상은 신흥국 시장으로의 자금 유입을 방해할 수 있다. 유동성 측면에서는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고 코스피 등의 반등을 가로막을 가능성이 높다.

코스피 2,000선 부근에서 지속해서 나오고 있는 펀드 환매 물량도 지수의 추가 상승을 가로막으며 박스권 돌파를 어렵게 한다. 수급 논리를 바탕으로 한 국내외 환경은 코스피가 최근 2,000선을 돌파할 때와 비교해 우호적이지 않은 상황이라는 점을 인정해야 한다.

코스피가 2,000선을 돌파한 원동력은 기업의 실적 개선 기대감이다. 한국은 다른 국가와 비교해 이익증가율이나 밸류에이션(평가액)이 여전히 양호한 수준이다. 물론 기업의 이익 개선 속도가 둔화되고 있다는 점은 고려해야 한다.

안병국 미래에셋대우 리서치센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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