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대통령실

靑도 폭로전..."송희영, 靑에 대우조선 연임 로비"

"대우조선 유착 드러날까봐

조선일보 우병우 사퇴 요구"

김진태 새누리당 의원이 지난 29일 오전 국회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대우조선해양이 지난 2011년 9월 임대한 초호화 전세기를 이용한 유력 언론인은 “송희영 전 조선일보 주필”이라고 밝힌 뒤 일행이 묵었던 이탈리아 로마의 호텔을 공개하고 있다. /연합뉴스김진태 새누리당 의원이 지난 29일 오전 국회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대우조선해양이 지난 2011년 9월 임대한 초호화 전세기를 이용한 유력 언론인은 “송희영 전 조선일보 주필”이라고 밝힌 뒤 일행이 묵었던 이탈리아 로마의 호텔을 공개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진태 새누리당 의원이 송희영 전 조선일보 주필과 대우조선해양과의 유착관계를 두 차례 폭로한 데 이어 이번에는 청와대가 “송 전 주필이 청와대에도 대우조선해양 관련 로비를 벌였다”고 30일 공개해 파장이 일고 있다.

김 의원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당에서도 목소리를 내줘야 하는 것 아니냐”며 “나 혼자 총대 메고 하는 것처럼 됐는데 (당 차원의) 논평도 내고 원내 지도부나 당 지도부에서도 점잖게 한 마디 해줬으면 좋겠다”고 말해 지원사격이 필요하다는 뜻을 간접적으로 내비쳤다. 이 때문에 청와대의 송 전 주필 추가 의혹 공개는 김 의원의 주장에 힘을 실어주는 차원이라는 해석이 나왔다. 이와 함께 우병우 청와대 민정수석의 사퇴를 요구한 여론에 대한 대응 차원으로도 풀이된다.


청와대의 한 관계자는 이날 한 언론사와의 통화에서 “송 전 주필이 지난해 청와대 고위관계자에게 대우조선해양 고위층의 연임을 부탁하는 로비를 해왔다”며 “이에 청와대가 관여할 수 없다는 입장을 전달했고 결국 송 전 주필의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청와대 관계자가 언급한 ‘대우조선해양 고위층’은 지난해 임기가 끝난 고재호 전 사장으로 보인다. 고 전 사장은 재임 시 5조7,000억원대의 분식회계를 한 혐의 등으로 현재 구속돼 있다. 이 관계자는 송 전 주필의 초호화 취재 여행과 관련, “남상태 전 대우조선해양 사장, 박수환 뉴스커뮤니케이션스 대표, 송 전 주필의 오래된 유착관계가 드러났다”며 “조선일보가 왜 그렇게 집요하게 우 수석 사퇴를 요구했는지 이제 납득이 가는 것 같다”고 주장했다. 또 다른 청와대 관계자는 “대우조선해양에 대한 검찰 수사가 진행되면서 유착관계가 드러날 것을 우려해 이를 저지하려 했던 것 아닌가”라고 말했다. 사정라인을 컨트롤하는 우 수석을 낙마시켜 대우조선해양과의 유착관계를 가리려고 했던 게 조선일보의 의도라는 해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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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 관계자는 “조선일보는 대우조선해양과의 유착관계가 드러날까봐 우 수석 사퇴를 요구한 것”이라고도 했다. 청와대가 송 전 주필의 치부를 드러내는 사실을 공개하면서 조선일보와의 갈등이 증폭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날 청와대의 반응을 보면 일부에서 거론되는 우 수석 자진사퇴 가능성도 낮아진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이석수 특별감찰관이 사퇴하고 검찰의 우 수석 의혹에 대한 수사가 본격화되면서 박근혜 대통령이 순방을 위해 출국하는 다음달 2일부터 귀국하는 시점인 9일 동안 우 수석이 스스로 거취를 결정할 수 있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여권 관계자는 서울경제신문과 만나 “인사권자인 대통령에게 여러 경로를 통해 여론이 전달되고 있는 것으로 안다”며 “일단은 지켜봐야 하겠지만 이 감찰관이 사퇴하는 모양새를 취한 만큼 우 수석의 거취 결정에도 부담을 던 게 아니냐”고 말했다.

한편 이날 조선일보는 송 전 주필이 낸 사표를 수리했다. 송 전 주필은 전날 “의혹이 일고 있는 상황에서 주필직을 수행할 수 없다”며 사의를 표명했다.

맹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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