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리빌딩 파이낸스]車판매 급증하는 동남아·중앙아...자동차금융 '기회의 땅' 떠올라

<4> 해외시장에서 길을 찾다 - 2

"인도 車판매 2018년 3위...아세안도 러·獨 추월"

KB·BNK캐피탈 라오스, 신한카드는 카자흐 진출

한국식 영업전술·서비스 개선 앞세워 시장 장악

지난달 BNK캐피탈 라오스 현지법인에서 한 고객이 자동차 할부금융 상담을 받고 있다./사진=강동효기자지난달 BNK캐피탈 라오스 현지법인에서 한 고객이 자동차 할부금융 상담을 받고 있다./사진=강동효기자






‘도요타 트럭 3만4,000~3만7,000달러, 중국산 트럭 2만~2만4,000달러, 대한(DAEHAN) 트럭 1만8,500달러.’


지난 2014년 라오스에서 출시된 2.2톤 동급 트럭들의 가격표다. 오세영 코라오홀딩스 회장이 라오스에서 창립한 회사 코라오의 신차 ‘대한’이 가장 저렴하다. 대한은 코라오가 자동차엔진·부품 등을 한국과 일본에서 수입한 뒤 현지에서 조립한 완성차 브랜드다. 가격 경쟁력 덕분에 코라오는 라오스 시장을 주름잡고 있다. 트럭 부문에서 대한이 라오스 전체 시장의 72%, 현대·기아자동차가 24%를 점유하고 있다. 코라오는 라오스 내 자동차 시장에서의 지배력과 할부금융 성장을 바탕으로 올 하반기 캐피털 업체를 별도로 설립할 예정이다. 이를 위해 KB캐피탈·KB카드와 손잡고 ‘KB코라오리싱’이라는 회사를 다음달께 설립한다.

동남아시아와 중앙아시아 자동차금융 시장은 앞으로 국내 금융업체들의 새로운 수익창출원이 될 것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인도네시아·라오스·태국 등 10개국이 가입한 아세안자동차협회(ASEAN Automotive Federation)에 따르면 2011년 인도와 아세안 국가의 자동차 판매규모는 각각 290만대, 259만대로 일본(352만대), 브라질(347만대), 독일(317만대)에 뒤졌지만 오는 2018년께 역전될 것으로 평가됐다. 인도(904만대)는 자동차 판매규모에서 중국(3,339만대), 미국(1,697만대)에 이어 세계 3위까지 올라설 것이라는 평가를 받았고 아세안(469만대)은 러시아(403만대)와 독일(397만대)을 넘어설 것으로 전망됐다.


이같이 아시아 국가들의 자동차 판매속도가 빨라질 것으로 예상되지만 상대적으로 자동차금융 시장은 발달하지 않았다. 미얀마 등 일부 국가는 정책적으로 외국계 금융사에 리스·할부금융을 허용하지 않았고 라오스 등 상당수 국가는 글로벌 금융사들의 관심을 끌기에 시장 규모가 작았기 때문이다. 이효찬 여신금융연구소 실장은 이와 관련해 “인도·중앙아시아·동남아시아 등은 인구가 많고 자동차 판매가 증가하고 있지만 국가 규제 등으로 자동차금융은 상대적으로 덜 발달했다”며 “국내 자동차금융 시장은 캐피털사는 물론 카드사·은행 등도 경쟁적으로 뛰어들어 ‘레드오션’이 된 만큼 아시아 신규 시장이 국내 금융사에는 기회의 땅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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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남아 가운데 라오스는 특히 자동차 보급률이 이웃 나라들보다 높아 자동차금융 시장의 나침반이 될 것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인구 1,000명당 자동차 대수를 비교하면 라오스가 43대로 이웃 나라 캄보디아(19대)와 미얀마(7대)를 압도한다. 이에 따라 코라오와 KB금융이 합작한 KB코라오리싱은 동남아 시장의 거점으로 라오스를 선택해 연말께 자동차 할부금융 영업을 시작할 예정이다. 자본금은 120억원으로 시작하며 올해 국민은행으로부터 일정금액을 차입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라오스에서는 BNK캐피탈도 지난해 자동차 할부금융에 뛰어들어 높은 성장세를 나타내고 있다. BNK캐피탈라오스는 2014년 시장조사를 위해 라오스에 발을 내디뎠고 지난해 7월 라오스 금융당국으로부터 정식 영업허가를 받아 자동차할부 금융을 하고 있다. BNK캐피탈라오스의 성장세는 확연하다. 지난해 70여명의 고객을 확보해 10억원의 매출채권이 발생한 데 이어 올해는 고객이 200여명까지 늘었다. 취급액도 25억원을 넘어섰다. 직원 수도 지난해 7명으로 시작해 올해 25명까지 늘었다. BNK캐피탈라오스는 이러한 성장세를 바탕으로 현재 50억원의 자본금을 100억원까지 2배로 늘릴 계획이다.

신한카드는 카자흐스탄에 공을 들이고 있다. 2014년 11월 마이크로파이낸스 사업을 통해 카자흐스탄에 진출한 뒤 현재 자동차 할부금융 분야에서 높은 성장세를 나타내고 있다. 지난해 자동차 할부금융 취급액은 13억원. 올 들어서는 상반기에만도 취급액이 16억원으로 증가하며 100% 넘는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하나캐피탈은 인도네시아 자동차 할부금융에 뛰어들어 해외사업을 강화하고 있다. 하나캐피탈은 2014년 인도네시아 현지 금융업체 시나르마스그룹과 조인트벤처 설립을 확정했고 지난해 12월 본격적으로 영업을 시작했다. 올 들어서는 록시스퀘어·베카시·반둥 지점 등을 속속 개점하며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 취급액은 1월 118억루피아(약 10억원)에서 5월 326억루피아(약 28억원)로 2.8배 늘었다. 5월까지의 누적 취급액도 1,295억루피아(약 115억원)에 달한다.

국내 여신전문 금융업체들은 아시아 시장에 진출해 상당한 경쟁력을 증명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치열한 국내 시장에서 습득한 노하우를 현지시장에 적용해 빠른 속도를 시장을 장악해가고 있다. 포기를 모르는 한국식 영업전술과 고객만족도 개선책은 현지에서 국내 금융업체의 경쟁력을 높이는 배경이다. 신한카드의 경우 한국형 서비스를 도입해 고객만족도를 크게 높이며 현지인들의 마음을 사로잡고 있다. 김병건 신한카드 글로벌사업팀 부부장은 “카자흐스탄 현지 캐피털 업체의 상당수는 계약된 수수료 외에 각종 수수료를 더 붙여 고객 부담을 높이기도 하고 고객들에게 할부금 납부일을 고지하지 않아 연체 부담을 주는 등 불합리한 관행들이 있다”며 “신한카드는 국내에서처럼 수수료 체계를 단순화했고 고객 안내도 강화해 현지에서 만족도가 높다”고 설명했다. BNK캐피탈은 척박한 라오스 시장을 ‘한국형 영업 마인드’로 극복하고 있다. 류희석 BNK캐피탈 라오스법인장은 “현지 영업사원들에게 ‘한국식 영업맨’의 끈기와 정성을 많이 가르쳤다”며 “고객들이 찾아오기를 기다리지 않고 자동차 딜러와 고객을 일일이 만나며 공을 들이다 보니 태국계 등 외국계 자동차 할부금융 업체들보다 높은 성장세를 나타내게 됐다”고 설명했다. /비엔티안=강동효기자 kdhyo@sedaily.com



강동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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