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기업

교수직 박차고...실리콘밸리 가는 경제학자들

소비자행동 등 연구 최적지

학계보다 소득도 2배 껑충

아마존·구글 등으로 이동

아마존이 개설한 경제학자 채용사이트인 ‘아마존이코노미스트’/웹사이트캡처아마존이 개설한 경제학자 채용사이트인 ‘아마존이코노미스트’/웹사이트캡처


경제학자들의 꿈의 무대인 하버드비즈니스스쿨에서 8년간 교수로 있던 피터 콜스는 지난 2013년 미국 실리콘밸리로 자리를 옮겼다. 세계 최대 숙박공유 서비스인 에어비앤비에서 호스트와 이용객 행동을 연구하기 위해서다. 그는 “이곳은 경제학자들에게 완벽한 사탕가게”라고 말했다.

‘상아탑’을 떠나 첨단기술의 요람인 실리콘밸리로 자리를 옮기는 경제학자들이 늘고 있다. 5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최근 경제학자들을 끌어들이는 실리콘밸리 기업들은 아마존·페이스북·구글·마이크로소프트(MS) 등 공룡은 물론 에어비앤비·우버 등 유망 신생기업까지 다양하다.

이들이 실리콘밸리에 관심을 갖는 것은 가격책정·인센티브·소비자행동 등을 연구하는 데 최적의 장소이기 때문이다. 정보기술(IT) 기업들은 광고·결제·숙박 분야 등의 최신 데이터를 엄청나게 보유하고 있으며 다양한 실험이 가능해 경제적 통찰을 얻기에 더없이 좋다. 2002년 UC버클리에서 구글로 자리를 옮긴 할 배리언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기술 기업의 경제학자들은 자신이 몸담은 사업 분야의 온라인 시장 작동원리를 이해하는 것이 최대 관심사”라고 말했다.


더구나 경제학자들은 이곳에서 학계보다 훨씬 높은 연봉까지 받을 수 있다. 학계에서 경제학자들의 연봉은 12만5,000~15만달러 수준이지만 민간에서는 20만달러 이상을 지급한다. 실적 보너스와 스톡옵션까지 포함하면 소득은 2배 이상 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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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들도 피 말리는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 경제학자들에게 러브콜을 보내고 있다. 이들이 세계경기 동향, 환율변화 등 거시경제학적 분석보다 데이터 분석을 통해 소비자들의 의사결정 과정에 대한 통찰력을 제공해주기를 바라는 것이다. 온라인 유통공룡 아마존은 ‘아마존이코노미스트’라는 별도 웹사이트까지 개설하며 경제학자 채용에 열을 올리고 있다.

실리콘밸리가 경제학자들의 새로운 구직시장으로 부상하면서 전미실물경제협회(NABE)는 4월 샌프란시스코에서 기술기업 경제학자 모임을 처음으로 개최했다. 오는 10월에는 실리콘밸리에서 두 번째 모임을 개최할 계획이다. 또 경제학 전공 학생들이 컴퓨터공학을 복수 전공하는 경우도 늘었으며 미 명문 사립대인 예일대는 올 가을학기부터 경제학과 컴퓨터과학을 융합한 ‘디지털 경제 설계’라는 과목을 새로 개설하기도 했다.

연유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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