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외칼럼

[Science&Market] 4차 산업혁명과 헬스케어 소프트웨어 플랫폼

류규하 삼성서울병원 연구전략실 교수

초일류 플랫폼 선점 위해선

HW 기술력+SW 역량 필요

시장경제 중심의 규제 정립도

사이언스사이언스


정보통신기술(ICT) 산업의 패러다임이 하드웨어 중심에서 빅데이터·클라우드 등의 플랫폼과 콘텐츠로 변화하면서 새 핵심 성장동력으로 소프트웨어의 중요성이 부각되고 있다. 전통 산업과 신산업 간의 융합과 의료-ICT 등 신서비스 산업의 성장이 촉진되고 있다.

그간 대한민국은 ICT 강국으로의 위상을 점유하고 있었으나 최근 들어 위기를 경계해야 한다는 의견이 있으며 그중 가장 핵심요인은 대내외적 환경 변화에 빠른 적응이 이뤄지지 않았다는 것이다. 가장 대표적인 변화는 올해 초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린 ‘세계경제포럼(WEF)’에서 처음 언급된 개념인 4차 산업혁명이다. 이는 3차 산업혁명을 기반으로 한 디지털과 바이오 산업, 물리학 등의 경계를 융합하는 기술혁명으로 정의됐으며 이미 우리의 경쟁자들은 충분한 상용화 가능성 분석을 완료했다고 예측된다. 따라서 일각에서 4차 산업혁명을 실현 불가능한 레토릭으로 치부하는 것은 매우 적절하지 않은 예단이라 할 수 있다.

4차 산업혁명의 핵심 키워드는 3차 산업혁명의 토대인 ICT 기반 융합과 초연결이라 할 수 있으며 ICT의 발달로 바이오·의료산업 등 다양한 분야와의 융합을 통해 새로운 부가가치가 창출될 수 있다. 4차 산업혁명의 특징은 사람과 사물, 사물과 사물이 인터넷 통신망으로 연결되는 초연결성, 빅데이터를 분석해 일정한 패턴을 파악하는 초지능성, 분석 결과를 토대로 행동 양식을 예측하는 예측 가능성이다. 이는 플랫폼 측면에서 소비자가 원하는 콘텐츠를 수집해 공유하고 가치를 부여해 소비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소비자 참여형 서비스인 큐레이션 형태로 활용된다.


즉 소비자의 니즈를 제품 개발에 반영한 후 모든 공정이 자동으로 처리되고 제품 출시와 동시에 추적 시스템이 가동돼 빅데이터를 재차 수집·분석하고 학습해 신제품을 개발하는 방식이다. 여기서 주목해야 할 핵심은 큐레이션을 활용한 플랫폼이라 할 수 있으며 이는 제품을 생산해 시장에 일방적으로 출시하는 방법이 아니라 초연결과 융합을 바탕으로 아이디어를 빠르게 시제품으로 제조한 뒤 시장의 니즈와 데이터를 수집·분석하는 방식으로 다음 제품 개선에 반영하는 전략인 린스타트업과 유사한 양상을 보인다. 궁극적으로는 플랫폼 생태계 구축으로 시장의 근원적 니즈 데이터를 지속적으로 수집해 목표를 수정한 뒤 최종적으로는 시장의 니즈를 충족시키는 전략이 유효할 것으로 판단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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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이스북과 구글 등은 플랫폼 사업을 근간으로 역량을 키워 성공한 대표적인 4차 산업혁명의 사례로 언급되고 있으며 이는 기존의 하드웨어 중심의 수익 모델에 의존하는 기업군과 대비된다. 단순한 플랫폼 확보만으로는 시장 진입 장벽이 낮아 기업이 경쟁력을 발휘할 수 없겠으나 성공한 플랫폼 사업자는 이에 더해 초연결과 융합으로 이어지는 강력한 소프트웨어 경쟁력을 보유하고 있다.

4차 산업혁명 도래로 기존의 전통 제조업은 융합과 초연결의 인프라를 바탕으로 플랫폼적 측면에서 소프트웨어 역량을 키워야 하는 패러다임의 변화에 직면해 있다. 이러한 메가트렌드적 변화의 중심에서 우리는 강점인 ICT 하드웨어 기술력에 신속하게 소프트웨어 경쟁력을 융합하고 이를 바탕으로 초일류의 플랫폼 사업자 지위를 확보해야 할 것이다. 여기에 최근 전 세계적인 신성장동력 전략 프로젝트와 궤를 같이한다면 가능성은 배가될 것이다.

주지하다시피 4차 산업혁명은 플랫폼과 소프트웨어 기반으로 전개될 것으로 예측되며 그 중심에는 수집된 빅데이터 분석을 통한 새로운 제품과 서비스 창출이 있다. 정부도 빅데이터·클라우드 등 전 산업 분야에 대한 4차 산업혁명 대응 종합 전략을 마련하고 있으며 특히 국가전략 프로젝트로 개인 맞춤의료 실현을 위한 정밀의료 등 바이오·헬스케어 산업에 대한 연구·사업화 플랫폼 구축을 발표했다. 향후 4차 산업혁명을 이끌 핵심산업 플랫폼 구축을 위해 규제 패러다임도 그간의 이분법적 시각에서 벗어나 시장경제 중심의 합리적이고 유연한 규제가 정립돼야 할 것이다.

류규하 삼성서울병원 연구전략실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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