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의 인구가 5년 전보다 136만명(2.7%) 늘면서 인구 5,000만명 시대가 개막됐다. 지난 1985년 4,000만명 시대가 열린 후 30년 만이다. 인구는 한 국가의 경쟁력과 직결된다는 점에서 인구가 늘고 있다는 것은 긍정적이다. 그러나 인구 증가의 속내를 보면 저출산·고령화가 갈수록 심화하는 등 잠재성장률 둔화로 활력을 잃어가는 우리 경제의 모습이 그대로 반영돼 나타나고 있다.
7일 통계청이 발표한 ‘2015 인구주택 총조사’ 결과에 따르면 우리나라 인구는 지난해 11월 기준 5,107만명으로 나타났다. 서울·경기·인천 등 수도권 인구가 전체 인구의 49.5%를 차지했다. 2010년 조사 당시 전국 시도가 고령화 사회로 진입한 데 이어 이번 조사에서는 전남 지역이 전국에서 처음으로 초고령화 사회로 진입했다. 나 홀로 가구인 ‘1인 가구’가 전체 가구의 30%에 육박하는 등 대세가 되고 외국인 거주자가 100만명을 돌파한 것도 특징이다. 외국인 거주자(136만명)의 절반이 넘는 51.6%가 중국계였다.
◇‘나 홀로’ 가구가 27%=1명으로 구성된 1인 가구가 대세가 됐다. 1인 가구는 지난해 520만3,000가구로 전체의 27.2%를 차지했다. 5년 전보다 3.3%포인트가 늘었다. 2인 가구(499만4,000가구·26.1%), 3인 가구(410만1,000가구·21.5%), 4인 가구(358만9,000가구·18.8%)를 제치고 가장 흔한 가구가 됐다. 1990년부터 2005년 조사까지는 4인 가구가 가장 흔했지만 2010년에는 2인 가구(24.6%)로 바뀌었고 5년 만에 1인 가구가 가장 많아졌다.
하봉채 통계청 등록센서스과장은 “1인 가구는 여성 등 경제활동 하는 인구가 많아지면 자연적으로 늘어난다”며 “대학생이 되면 타지로 유학을 많이 가는 점도 1인 가구가 늘어나는 이유”라고 설명했다.
실제 여성 가구주는 급속히 늘고 있다. 여성 가구주는 565만명(29.6%)으로 지난 5년 동안 96만명(3.0%) 늘었다. 1990년의 179만명(15.7%) 보다 386만명(13.9%) 늘었다.
◇전남, 첫 초고령화 사회 진입=전체 인구는 늘고 있지만 저출산·고령화의 가속화로 유소년 인구는 감소하고 중년 이상, 특히 고령 인구만 급격히 늘어나는 것이 눈에 띈다. 지난해 유소년 인구(0~14세)는 691만명(13.9%)으로 2010년 788만명(16.2%) 대비 97만명(2.3%포인트) 감소했다.
반면 65세 이상 고령 인구는 657만명(13.2%)으로 2010년 536만명(11%) 대비 121만명(2.2%포인트) 늘었다. 이에 따라 유소년 인구에 대한 고령 인구의 비율인 노령화지수는 2010년 68.0에서 2015년 95.1로 급상승했다.
광역 지자체 중에서는 처음으로 전남(21.1%)이 전체 인구의 20% 이상이 65세가 넘는 초고령 사회에 도달했다. 전북(17.9%), 경북(17.8%), 강원(16.9%), 충남(16.3%) 등도 이미 고령사회(65세 이상 인구 14% 이상)를 넘어 초고령 사회 진입이 머지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세종=김정곤기자 mckids@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