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통일·외교·안보

美 북한 전문가 "대북정책 선택지 점점 줄어…북한 정권의 생존 가능성 건드려야"

'美 차관보 출신' 리비어 연구원 통일부 강연

핵·미사일 위협 갈수록 커져

인센티브 방식 효과 없어

北정부 거래통로 차단 등

제재·압박수위 강화로

대화 테이블 나오게해야

에번스 리비어 미국 브루킹스연구소 객원선임연구원이 7일 서울 정부종합청사에서 통일부 직원들을 대상으로 ‘한반도 평화와 안정: 현 도전과제와 전망’이라는 주제로 강연하고 있다. /사진제공=통일부에번스 리비어 미국 브루킹스연구소 객원선임연구원이 7일 서울 정부종합청사에서 통일부 직원들을 대상으로 ‘한반도 평화와 안정: 현 도전과제와 전망’이라는 주제로 강연하고 있다. /사진제공=통일부




에번스 리비어 미국 브루킹스연구소 객원선임연구원은 7일 “북한의 계속되는 핵 개발과 미사일 발사로 미국의 대북정책 선택지가 점점 줄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북이 너무 많은 문을 닫고 있어 미국이 할 수 있는 선택이 없고 (남아 있는) 할 수 있는 선택도 (북에) 달갑지 않은 것”이라며 해결책으로 “북한 정권의 미래 생존 가능성을 흔들어 (북한을) 대화 테이블로 나오게 해야 한다”고 제시했다.

미 국무부 동아태 수석부차관보를 지낸 리비어 연구원은 미국 내 한반도 전문가로 통한다. 리비어 연구원은 이날 통일부에서 주최한 강연에서 “북한의 핵·미사일 발전 속도가 상당히 빨라지면서 김정은 정권 내 비핵화 가능성은 멀어지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북한이 지난 5일 주요20개국(G20) 정상회의를 앞두고 정밀도가 높아진 노동미사일을 발사한 것도 G20 정상들을 향한 핵·미사일 개발 고도화에 대한 의지의 표현이라는 것이다. 그는 “북한은 국제사회가 (북한을) 핵보유국으로 인정해주길 원하고 있다”며 “(북한 내부에서는) 핵을 통해 미국을 억제하겠다는 이야기까지 나온다”고 전했다.


리비어 연구원은 “그동안 미 행정부는 때로는 인센티브로, 보상과 압박을 섞어가며 북한의 변화를 유도했다”면서 “그러나 북한의 위협이 확대되면서 과거 인센티브를 기반으로 한 접근 방식은 효과가 없었다”고 말했다. 그는 “앞으로 북이 그들이 보유한 핵무기로 주변국을 위협하는 상황도 상상할 수 있다”도 덧붙였다.

관련기사



그는 북한의 붕괴 가능성에 대해 “북한만큼 오랫동안 고립·압박·제재를 받았으면 다른 나라 같았으면 벌써 붕괴됐을 것”이라며 “그러나 북한은 놀라운 회복력·저항력을 보여줘 우리를 놀라게 했다”고 말했다. 이어 “북한 붕괴를 말하려면 한 번 더 생각해야 하고 굉장히 조심스럽게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해법으로 “북한 지도자들로 하여금 핵 개발 방향을 추구하면 정권의 생존에 문제가 있겠다는 생각을 하도록 해야 한다”며 “(그러나 이 방향에는) 북한의 불안정을 유발하는 리스크가 있다”고 분석했다.

리비어 연구원은 “북한의 정권교체가 핵 문제 해법이라고 얘기하는 전문가들이 있지만 이 같은 급진적인 정책을 추진하려면 굉장히 신중해야 한다”며 “그러한 접근방식을 취하면 결과가 어떨지 미리 생각해야 한다. 어렵고 큰 선택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목적은 북한 정권 교체가 아닌 북한 스스로 위협을 느끼게 하는 것”이라며 “이는 상당한 리스크가 따르게 되며 수위 조절은 굉장히 민감하고 쉽지 않은 일”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미국은 북한을 다루기 위해 한국의 안보를 리스크로 삼는 선택을 해서는 절대 안 된다”면서도 “그렇지만 현재 한미 양국이 하는 정책은 어쩔 수 없이 그런 리스크를 내포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라고 덧붙였다.

류호 기자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