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기업

JY "제조업의 힘은 현장에 있다"...名匠 육성 공들이는 삼성

'기능인 산실' 전국기능경기대회에 10년째 아낌없는 후원

9년간 입상자 908명 채용..."인력 달라는 계열사들 늘어"

세계 최초 스마트폰 엣지 곡면 개발 등 육성 노력 결실도









7일 서울 상암동 평화공원에서 열린 제51회 전국기능경기대회 현장 곳곳에는 ‘삼성’ 로고를 쉽게 볼 수 있었다. 대회 안내 포스터는 물론 부대행사로 진행되는 과학체험교실에 참가한 학생 수십명도 삼성 로고가 적힌 티셔츠를 입고 지나갔다. 삼성전자가 기능인 육성을 위해 지난 2007년 이후 10년째 후원하고 있는 대회이기 때문이다. ‘제조업의 힘은 현장에 있고 현장의 경쟁력은 기능인력에서 나온다’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철학은 국내 기능인 양성 저변 확대를 이끌고 있다는 분석이다.

◇10년째 기능인 육성 공들이는 삼성=
올해로 51회째를 맞은 전국기능대회는 매년 열린다. 모바일로보틱스 등 49개 직종의 기능인들이 참여해 실력을 겨루는 행사다. 이번 행사에는 지방 예선대회를 거친 17개 시도 대표 1,916명이 상암월드컵 평화의 공원, 용산공업고등학교 등 8개 경기장에서 실력을 겨룬다. 매년 대회 1~2위 입상자들은 경선을 거쳐 2년에 한 번 열리는 국제기능올림픽대회에 출전한다.


삼성전자는 전국기능대회를 특별히 신경 쓴다. 2007년부터 10년 연속 후원하고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행사에 후원금을 내는 기업은 삼성전자와 기업은행 정도다. 특히 억대 이상의 금액은 삼성전자만 낸다. 매년 약 7억원 정도를 후원하고 있다. 올해는 대회가 끝나는 오는 12일에는 우수 기능인 5명을 선발해 ‘삼성 후원상’을 수여할 예정이다.

기능인 채용도 확대하고 있다. 2007년 기능대회 입상자 등 약 40명 채용을 시작으로 9년 동안 총 908명이 삼성전자 등 삼성그룹에 취업했다. 한해 130명 이상이 채용되기도 했다. 송지오 삼성전자 글로벌기술센터 고문은 “해가 갈수록 기능인들의 실력이 우수해져 인력을 더 달라는 계열사들이 늘고 있다”고 설명했다.


삼성은 기능대회 입상자들에게 채용에 있어 혜택도 많이 준다. 전국대회 입상자는 입사 필기시험인 GSAT를 면제 받는다. 삼성은 삼성전자를 비롯한 계열사의 우수 기능인력들을 국제기능올림픽 국가대표팀에 참여시켜왔다. 1983년부터 2015년 대회까지 72개팀이 출전해 금메달 29개 등 총 50개의 메달을 획득한 바 있다. 2015년 열린 상파울루 기능인 대회에서는 한국 국가대표팀의 전체 금메달 13개 중 7개가 삼성 소속 기능인이었다. 삼성은 2008년부터 사내 기술 수준과 기능인 자긍심 향상을 위해 매년 ‘삼성 기능경기대회’를 개최하고 있으며 올해 9회 대회까지 총 1,015명의 임직원이 참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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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능인이 곧 경쟁력”…JY 철학 반영=삼성전자가 기능인에 신경을 많이 쓰는 이유는 기능인이 곧 경쟁력이라는 이 부회장의 경영철학 때문이다. 이 부회장은 2002년 찾은 일본의 반도체장비 회사가 국내외 기능대회에서 입상한 직원들의 상장을 전시해놓은 것을 보고 기능인력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깨닫게 됐다고 한다. 그는 전무이던 2009년 캐나다에서 열린 제40회 국제기능올림픽(World Skills Calgary 2009)을 참관한 뒤 “우리나라는 역시 제조업이고, 제조업의 힘은 현장이며, 현장의 경쟁력은 기능인력에서 나온다”며 “금형·사출·선반 등의 경쟁력은 결국 사람이 아니겠느냐”고 강조하기도 했다.

특히 이 부회장은 “기능인이 자신의 일에 자부심을 가질 수 있어야 한다”며 “국내 제조업이 쇠퇴해가는 상황에서 기업이 나서야 할 부분이 바로 기능인 육성”이라고 이야기한 것으로 전해졌다.

기능인 육성은 실제 성과로도 이어지고 있다. 삼성전자가 글로벌 시장에서 최초로 선보인 스마트폰 엣지 곡면 등 혁신적인 기술은 삼성 기능인경기대회 등을 통해 꾸준히 실력을 쌓은 결과다.

한 업계 관계자는 “기능인력 후원은 회사뿐 아니라 제조업 경쟁력을 강화해 질 좋은 일자리를 만드는 방안”이라며 “청년실업 등 젊은 세대가 처한 문제를 해결하는 데 현실적인 도움을 줄 수 있는 하나의 방안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강도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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