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기업

냉난방 겸용 에어컨...가라오케TV...슬림형 드럼세탁기...러 국민브랜드 LG, 현지화전략 제대로 통했다

[러 전자매장 엠비디오·설립 10년맞은 LG루자공장 가보니]

65인치 올레드TV 인기 폭발

세탁기·냉장고 등 생활가전

매년 생산량 50%씩 늘어

루자 공장 TV생산라인선

연간 420만대 쏟아내

프리미엄 가전시장 선도

4일(현지시간) 모스크바 시내 대형 전자유통채널인 ‘엠비디오(M.video)’ 매장을 찾은 고객들이 65인치 LG 시그니처 올레드 TV를 살펴보고 있다. /사진제공=LG전자4일(현지시간) 모스크바 시내 대형 전자유통채널인 ‘엠비디오(M.video)’ 매장을 찾은 고객들이 65인치 LG 시그니처 올레드 TV를 살펴보고 있다. /사진제공=LG전자




지난 4일(이하 현지시간) 방문한 모스크바 시내의 대형 전자매장 ‘엠비디오’에는 65인치 LG시그니처 올레드TV가 정면에 설치돼 방문객들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현지 관계자는 “LG시그니처 올레드TV 광고를 하지 않았는데도 러시아 현지 반응이 매우 좋은 편”이라며 “IFA 이후 본격적으로 광고가 시작되면 찾는 사람들이 급증할 것으로 본다”고 전했다. 엠비디오 매장에서는 세계 유수의 가전 브랜드가 인구 1억4,000만명의 러시아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각축전을 벌이고 있었다. 그 중 LG 브랜드는 눈에 가장 잘 띄는 곳에 배치돼 ‘러시아 국민 브랜드’로서 LG전자의 위상을 반영하고 있었다.


2001년 청소기를 시작으로 지금까지 LG전자 에어컨·모니터·오디오·전자레인지 등 총 5개 제품이 러시아 국민 브랜드에 선정됐다. 러시아 국민 브랜드는 러시아 최고 권위의 브랜드 어워드로 국민브랜드선정위원회는 매년 전문가 평가와 15만여명의 소비자 평가를 합산해 대상을 선정한다. 시장조사기관 GfK에 따르면 LG전자의 비보조인지도는 99.3%에 이르는데 이는 사실상 거의 모든 러시아 국민이 LG전자를 알고 있다는 의미다.

LG전자와 러시아의 인연은 30여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LG전자는 1980년대 후반부터 골드스타(LG전자의 전신인 금성사 브랜드)로 가전제품을 수출해오다 한국과 러시아가 수교한 1990년 모스크바지사를 설립하며 본격적으로 러시아 시장에 진출했다. 이후 LG전자는 철저한 현지화 전략을 일관되게 추진하고 맞춤형 제품과 서비스를 선보이며 러시아 고객들의 사랑을 받아왔다.

대표적으로 LG전자가 1997년 출시한 냉난방 겸용 에어컨은 섭씨 35도에 이르는 뜨거운 여름과 영하 30도를 넘나드는 추운 겨울을 동시에 고려한 것으로 이 제품으로 LG전자는 에어컨 선두업체에 올라설 수 있었다. 아울러 러시아인들이 추운 날씨 때문에 집안에 머무는 시간이 많고 술을 좋아한다는 데 착안해 노래방 기능을 TV에 접목한 가라오케TV도 인기를 끌었다. 추운 겨울에 자주 장을 보러 나가는 러시아인들을 위해 신선도를 오래 유지할 수 있는 냉장고, 러시아의 좁은 가옥구조를 고려해 앞뒤 폭을 줄인 슬림형 드럼세탁기 등도 인기 제품으로 자리 잡았다.

러시아 루자지역에 위치한 LG전자 러시아 생산법인에서 5일(현지시간) 직원들이 TV를 생산하고 있다.  /사진제공=LG전자러시아 루자지역에 위치한 LG전자 러시아 생산법인에서 5일(현지시간) 직원들이 TV를 생산하고 있다. /사진제공=LG전자



러시아의 LG전자 가전제품들은 모스크바에서 86㎞ 떨어진 루자 지역 러시아 생산법인에서 생산한다. LG전자 루자 생산법인은 5일 설립 10주년을 맞았으며 지난 10년간 TV와 모니터 2,000만대, 세탁기 800만대, 냉장고 450만대 등을 누적 생산했다. 생산량으로 따지면 러시아에는 두 집 중 한 집에서 LG전자 제품을 가진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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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년부터 지난해까지 생산량은 세탁기·냉장고·TV 모두 연평균 30% 이상 성장하고 있다. 특히 세탁기·냉장고 등 생활가전 제품은 생산량이 매년 거의 50%씩 늘며 러시아 시장에서 선두를 차지하고 있다.

LG전자 루자 공장은 준공 이후에도 지속적인 투자를 했다. 현재는 47만6,000㎡ 부지에 TV와 모니터를 생산하는 TV생산동, 냉장고와 세탁기를 생산하는 생활가전생산동을 비롯해 관리동·복지동·협력업체동 등 여러 건물이 들어섰다. TV생산동은 5개 생산라인에서 연간 420만대의 TV를 생산할 수 있으며 가전생산동은 세탁기 생산라인 2개와 냉장고 생산라인 1개에서 연간 200만대 이상을 만들어낸다.

러시아 국민들과 함께하는 ‘브나로드(민중 속으로)’ 활동도 지속적으로 벌이고 있다. LG전자는 최근 뇌암 등 뇌질환으로 고통받고 있는 어린이들을 지원하기 위해 어린이 뇌질환 치료재단인 하벤스키재단에 후원금 500만루블(약 9,000만원)을 기부했으며 4월에는 78회 헌혈 캠페인을 진행했다. 혈액부족이 러시아의 사회적 문제로 대두된 만큼 사회적 책임을 다하기 위해서다. 지금까지 이 캠페인에 참가한 인원은 8,000여명, 혈액량은 4톤에 이르며 이 캠페인을 통해 지금까지 2만4,000여명이 수혈을 받을 수 있었다.

/모스크바·루자=김현진기자 stari@sedaily.com

김현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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