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기업

황병욱 티이씨씨 대표 "반도체·디스플레이 장비 국산화에 온 힘"

기술 앞세워 고졸 학력 한계 넘어

국내 양대 디스플레이사 고객 확보

지난해 매출 237억…올해 390억 예상

창업 20년 만에 코스닥 입성 준비

황병욱 티이씨씨 대표황병욱 티이씨씨 대표




“고등학교만 졸업했지만 기술력으로는 대졸 엔지니어들과 비교해 절대 지지 않을 자신이 있었습니다. 그 자신감으로 창업해 20년 만에 코스닥 시장 입성을 앞두고 있습니다.”


황병욱(48·사진) 티이씨씨 대표는 8일 서울 여의도의 한 중식당에서 서울경제신문과 만나 고졸 출신 최고경영자(CEO)의 첨단 산업 분야 성공 스토리를 공개했다.

공업고등학교 출신인 황 대표는 대기업 계열 반도체 생산기계 회사에 근무하다 지난 1997년 회사에 사직서를 제출하고 곧 바로 창업에 나섰다. 회사 생활에 염증을 느끼고 고졸 출신으로 사내에서 성장하는 데 한계를 절감했기 때문이다. 물론 고졸 학력으로 대기업 계열 회사에 입사해 부족함 없이 지내던 황 대표의 퇴사를 이해해주는 주변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하지만 일본산 브라운관(CRT) 검사 장비를 능숙하게 다룬 그는 회사를 다니면서 이를 직접 만들 수도 있다는 자신감으로 가득했다. 결국 그는 창업 후 CRT 검사 장비를 국산화하는 데 성공했고 이후 디스플레이 시장의 판도가 바뀐 뒤에는 액정 영상 표현장치(LCD)와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검사 장비를 연이어 국산화하는 데 성공했다. 이로 인해 국내 검사 장비 업체로는 드물게 삼성SDI와 LG디스플레이와 모두 거래 관계를 맺었다. 중국 BOE 등 해외 수출라인도 보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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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졸 학력으로 인한 어려움도 많았다. 창업 후 일본산 장비를 국산화하는 데 성공했지만 사업 초기 대기업 납품을 하는 데 걸림돌이 됐던 것은 바로 고졸학력이었다. 믿는 건 기술력 뿐이었다. 그는 “고졸 출신으로 대기업 윗선과 접촉하기가 어려웠다”며 “대신 실제로 장비를 사용하는 엔지니어들과 친하게 지내면서 장비를 소개했고 그 사람들에게 장비가 좋다는 평가를 들으면서 납품을 시작할 수 있었다”고 기억을 더듬했다.

결국 황 대표는 5명의 직원과 창업한 지 20여년만에 연 매출액 237억원을 기록할 정도로 회사를 키워냈고 올해에는 390억원의 매출액 달성도 무난한 것으로 예상된다. 이러한 성장세를 바탕으로 내년 코스닥 시장 입성을 노리며 현재는 주관사 선정 작업이 한창이다.

황 대표는 “한 우물만 파야 성공한다는 이야기가 있는데 대기업에 장비를 납품하는 기업 입장에서는 다양한 장비를 개발하고 새 기술이 부상할 때 납품할 수 있도록 항상 준비해야 한다. 그래서 모니터 시장의 판도가 바뀌어도 지속적으로 성장할 수 있었다”면서 “LCD와 OLED 검사 장비, 2차 전지 검사 장비를 생산하는 경쟁 업체들이 각각 하나의 사업만으로도 상장돼 있는 만큼 내년 상장 이후 티이씨씨의 성장세는 더욱 돋보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티이씨씨는 코스닥 등록을 통해 유입되는 자금을 티이씨씨만의 대표 제품을 만드는 데 사용할 계획이다. 황 대표는 “국내에서 반도체, 디스플레이 산업이 성장하고 있지만 제품을 만드는 대부분의 장비는 일본 등 외국산에 의지하고 있다”며 “산업 내에서 외국산에 의지하고 있는 제품들을 연구·개발(R&D)을 통해 국산화에 매진하고 ‘티이씨씨’하면 떠오를 만한 대표 제품을 만들겠다”고 야심을 드러냈다.

강광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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