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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진해운發 물류대란] 美 '압류금지'로 하역 재개했지만…'동맹社 화물 표류' 또다른 위기

■ 美 법원 '스테이오더' 승인

CKHYE 소속 선사 한진 화물, 일부 항만 하역 거부 움직임

대한항공 긴급지원 자금도 입금 늦어지며 불안감 가중

물류대란 해결까지 첩첩산중

1215A02 한진해운 컨테이너선eps1215A02 한진해운 컨테이너선eps


미국 뉴저지주 연방파산법원이 지난 9일(현지시간) 한진해운이 신청한 ‘선박 압류 금지 요청(스테이오더)’을 승인하면서 물류대란은 일단 최악의 사태를 면하게 됐다.

아시아의 주요 항만인 싱가포르에서 이미 잠정적인 압류 금지 조치가 발효됐고 조만간 독일·스페인 등 유럽 국가에서도 압류 금지 신청 및 승인 조치가 이뤄질 것으로 보여서다.


하지만 긴급 자금 투입이 여전히 이뤄지지 않고 있고 물류 대란의 범위도 갈수록 넓어지고 있어 사태가 완전히 해결되는 데는 상당한 시일이 걸릴 것으로 전망된다.

◇美 항만서 하역 작업 재개=한진해운 선박에 실려 있던 짐을 내리는 하역 작업도 재개됐다. 미국 캘리포니아주 롱비치항 인근에서 대기하던 한진 그리스호에 대한 하역 작업이 11일 새벽부터 시작됐다. 지난달 31일 한진 몬테비데오호가 짐을 내리고 출항한 지 열흘 만에 하역이 재개된 셈이다. 한진해운은 스테이오더 승인이 난 뒤 하역비 150만달러를 롱비치 항만 터미널에 내고 배를 정박한 것으로 알려졌다. 인근에서 대기 중인 한진 보스턴호와 한진 정일호, 한진 그디니아호 등 나머지 선박도 하역비를 마련해 차례대로 작업을 시작할 것으로 보인다.


한진해운이 보유한 컨테이너선 97척 중 하역을 완료한 선박은 20척이며 이날 현재 나머지 77척이 국내외 항만 인근에서 대기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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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계는 미국 법원이 스테이오더를 승인하지 않을 경우 전세계 항만에서 ‘도미노’ 압류 사태가 벌어져 한진해운 선박에 실린 약 15조원 규모의 짐들이 오도 가도 못하는 상태로 발이 묶일 수 있다고 우려해왔다.

◇한진해운 ‘동맹’도 물류 대란 직접 영향권으로=다만 물류 대란 완전 해소까지는 아직 갈 길이 멀다. 당장 한진해운과 동맹(얼라이언스)을 맺고 있는 글로벌 해운사들도 한진해운 사태의 직접적 영향을 받기 시작했다.

전세계 주요 항만들이 한진해운 선박의 입항을 거부하는 것은 물론 한진해운이 속한 얼라이언스 소속 선사에 실린 한진해운 화물 하역도 거부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돼서다. 한진해운 선박에 실린 짐 외에 다른 선사에 실린 한진해운 화물도 바다 위를 표류할 위기에 몰린 셈이다.

서울중앙지법 파산6부(김정만 수석부장판사)는 최근 한진해운이 가입해 있는 얼라이언스 ‘CKHYE’ 소속 선사들로부터 이 같은 항의를 접수하고 한진해운에 CKHYE 선사들과 협의할 것을 주문했다. CKHYE에는 한진해운과 함께 중국 코스코와 대만 에버그린·양밍, 일본 K라인 등이 가입해 있다. 얼라이언스 선사들은 서로의 선박과 노선을 활용해 동맹 업체의 짐을 대신 운송해준다. 이에 따라 CKHYE 소속 4개 선사의 배에는 한진해운이 영업한 짐도 현재 다수 실려 있다. 동맹선사 선박에 실린 한진해운 짐은 K라인에만 8,000TEU(1TEU는 20피트 컨테이너 1개)인 것으로 알려졌으며 4개 사를 모두 합치면 최대 30만TEU로 추산된다.

대한항공이 한진해운에 긴급 지원하기로 한 600억원의 ‘입금’ 일자가 늦어질 수 있다는 점도 부담이다. 대한항공 이사회는 지난 10일 이사회를 통해 한진해운의 롱비치터미널 지분을 먼저 담보로 잡아야 자금을 지원할 수 있다고 결의했다.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이 13일 400억원을 일단 내놓기로 해 며칠간은 하역이 가능하지만 이후에는 다시 관련 작업이 중단될 수 있다. /서일범·김흥록기자 squiz@sedaily.com

서일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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