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정치·사회

힐러리·트럼프 막말 점입가경

힐러리 "트럼프 지지자 구제불능"

트럼프 "당국이 힐러리 철통보호"





미국 대통령선거가 두 달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후보들의 막말 대결이 점입가경이다. 민주당 대선 후보인 힐러리 클린턴이 공화당 대선 후보 도널드 트럼프의 지지자들을 ‘인종·성차별주의자’라고 비판하자 트럼프는 사법당국이 클린턴의 범죄를 용인하고 있다며 맞불을 놓았다.

포문을 연 것은 클린턴이다. 지난 9일(현지시간) CNN에 따르면 클린턴은 이날 뉴욕에서 열린 동성애 관련 행사에 참석해 “일반적인 관점에서 볼 때 트럼프를 지지하는 사람들 중 절반은 인종과 성 차별주의자들이며 동성애·외국인·이슬람 혐오 성향을 갖고 있다”고 주장했다. 클린턴은 또 “트럼프 지지자들 가운데 일부는 구제불능 수준”이라며 “이들은 결코 미국을 대표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유감스럽게도 트럼프가 이러한 지지자들의 차별주의 성향을 부추기고 있다”며 “공격성과 증오심이 가득한 내용을 트위터에 올리는 것이 대표적 사례”라고 덧붙였다.


클린턴의 발언이 논란이 되자 트럼프는 자신의 지지자들을 향한 근거 없는 모욕이라고 맞받아쳤다. 트럼프는 10일 트위터에 “클린턴이 훌륭하고 열심히 일하는 수백만 명의 내 지지자들을 모욕했다”며 “향후 선거에서 클린턴은 이 발언에 대한 대가를 치를 것”이라고 경고했다. 논란이 커지자 클린턴은 성명을 통해 “나의 발언에서 ‘절반’이라고 말한 것은 잘못된 것이고 후회하고 있다”며 한발 물러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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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말의 대가’인 트럼프의 반격은 그 뒤로도 이어졌다. CNN에 따르면 그는 10일 저녁 플로리다주 펜서콜라에서 유세 연설을 통해 “클린턴은 사법당국의 철통보호를 받고 있다”며 “클린턴이 이 자리에서 누군가의 가슴 한복판을 향해 총을 쏘더라고 기소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미 사법당국이 ‘e메일 스캔들’과 관련해 클린턴에게 불기소 결정을 내린 것을 비꼰 것이다. 또한 트럼프는 국무장관 재임 시절 클린턴의 잘못된 판단으로 이슬람 극단주의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가 성장했다며 “클린턴의 정책은 외교가 아니라 죽음과 파괴만 초래했을 뿐”이라고 주장했다.

막상막하의 막말 공방을 벌이는 두 후보의 지지율도 팽팽한 접전 양상을 보이고 있다. ABC방송이 8일 발표한 지지율 조사에서 클린턴은 46%를 얻어 트럼프(41%)에 5%포인트 차이로 박빙의 우위를 보였다. 이는 한 달 전 8%포인트 차이에서 격차가 줄어든 것이다.

이경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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