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외칼럼

[로터리] 한가위 서민 대출근심 덜었으면

이순우 저축은행중앙회장





이제 곧 추석이다. 며칠 전까지만 해도 더위가 가시지 않아 이러다 여름 속에서 추석을 맞는 것 아닌지 걱정 아닌 걱정을 했었는데 아침저녁으로 불어오는 바람이 제법 서늘해진 것을 보니 다행이라는 생각이 든다. 지난주에는 차가 막힐까 봐 벌초를 미리 다녀왔는데, 나 같은 생각을 하는 사람이 한둘이 아니었는지 고속도로가 꽉 막혀 고생을 했다. 벌초뿐일까, 명절 음식을 준비하는 사람들, 연휴 대목을 대비해 장사준비를 하는 사람들 등 추석이 다가오며 사람들이 오히려 더 분주해진 듯하다.


사실 우리 저축은행도 그에 못지않게 최근 분주한 나날을 보내고 있다. 지난 6일 은행 대출과 대부업 대출 사이의 금융 사각지대에 놓여있는 고객들이 보다 낮은 금리로 대출을 받을 수 있는 ‘사잇돌2’ 중금리 대출 상품을 출시했기 때문이다.

사잇돌은 하나의 구조물이 균형을 유지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윗돌과 아랫돌 사이에 작지만 단단하게 괴어 놓은 돌을 의미한다.


이런 점에서 출시된 ‘사잇돌2’ 대출상품은 은행의 사잇돌 대출을 이용하기 어려운 이들을 위한 ‘저축은행용’ 중금리 대출 상품으로, 은행 대출 탈락자 연계, 고금리 대환대출 및 소액대출 등 수요자의 특성별에 맞춘 맞춤형 상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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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금융당국을 비롯해 많은 금융사들이 중금리 대출에 관심을 쏟고 활성화를 위해 노력하는 것은 현재 우리나라 금융시장의 문제점 때문이라고 볼 수 있다. 우리나라 신용대출 시장에는 대부분 우량고객을 대상으로 하는 은행권의 저금리 대출과 신용취약자를 대상으로 하는 대부업권의 고금리 상품이 주를 이루고 중금리 상품은 전무하다시피 한 ‘금리 단층 현상’이 지속되고 있다. 중신용자에 대한 신용공급도 미흡해 금융소비자의 자금애로가 가중되는 것이 현실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우리 저축은행의 역할이 더욱 막중해졌다. 지난 40년간 저축은행은 서민과 지역금융기관으로서 역할을 충실히 수행해왔지만 내외부적인 요인으로 정작 금융의 혜택이 절실히 필요한 서민들에게 실질적인 힘이 돼주기에 다소 부족한 부분이 있었다. 그래서 지난해 저축은행중앙회 회장으로 취임하면서 올 신년사를 통해 중금리 대출을 저축은행 고유시장으로 만들어 다시 한 번 서민금융의 든든한 파트너가 되자는 말을 했었다. 그런 의미에서 이번 ‘사잇돌2’ 출시는 저축은행이 금리 양극화를 해소하고 중신용 금융소비자의 후생증진을 도모하는 데 큰 역할을 할 수 있는 기회라 할 수 있다. 또한 시중은행의 사잇돌 대출 탈락자를 흡수함으로써 고객 기반을 확대할 수 있는 또 다른 영업기회이기에 많은 회원사들이 심혈을 기울여 상품 출시 준비를 해왔다. 물론 일부 중소형 저축은행들의 경우 비대면채널 애플리케이션(앱)과 전산구축 등에 있어 다소간의 시일이 필요하지만 중앙회 차원에서 최대한 빠른 시일 내에 상품을 취급할 수 있도록 지원을 하고 있어 조만간 모든 회원사가 사잇돌2를 취급할 예정이다. 이를 계기로 저축은행이 중금리 대출 시장을 선도하고 서민금융기관으로서의 역할을 충실히 수행할 것이라 확신하고 있다.

민족의 대명절인 추석은 글자 그대로 풀이하면 가을 저녁으로 달이 유난히 밝은 좋은 명절이라는 뜻이다. 기상예보를 보니 올해도 추석날 환한 보름달을 볼 수 있을 것이라 한다. 밤하늘을 밝게 비추는 보름달처럼 우리 저축은행도 이번 ‘사잇돌2’ 출시를 계기로 금융 사각지대에 놓인 서민들의 길을 환히 밝혀줄 수 있었으면 하는 바람을 가져본다.

이순우 저축은행중앙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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