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경제·마켓

美 이달 금리인상 가능성 커져...亞 증시 2%안팎 줄줄이 급락

"통화정책 정상화 근거 있다"

연준 매파 발언에 불안 증폭

닛케이 1.73%·항셍 3.36%↓

글로벌 금융시장 변동성 확대

'위험회피' 움직임 지속될듯

12일 아시아 주요 증시 하락을 나타내는 일본 도쿄 증권가의 전광판 앞으로 한 시민이 걸어가고 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위원들이 기준금리 인상을 지지하는 발언을 잇달아 내놓으면서 ‘9월 인상설’에 힘이 실리자 아시아 주식과 통화 가치가 급락했다.   /도쿄=AP연합뉴스12일 아시아 주요 증시 하락을 나타내는 일본 도쿄 증권가의 전광판 앞으로 한 시민이 걸어가고 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위원들이 기준금리 인상을 지지하는 발언을 잇달아 내놓으면서 ‘9월 인상설’에 힘이 실리자 아시아 주식과 통화 가치가 급락했다. /도쿄=AP연합뉴스


글로벌 금융시장에서 중앙은행들의 추가 통화완화 가능성이 낮아졌다는 인식과 함께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이달 중 기준금리 인상에 나설 수 있다는 우려가 확산되면서 아시아 주요 증시가 12일 일제히 급락했다. 지난주 말 미국 증시가 급락하고 국채시장이 요동친 데 이어 아시아 증시도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Brexit) 투표 이후 최악의 하락세를 보이는 가운데 글로벌 시장 전반에 당분간 리스크 오프(위험회피) 움직임이 지속될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이날 아시아 주요 증시는 미국 금리 인상 우려 속에 줄줄이 2% 안팎의 낙폭을 보였다. 코스피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2.28% 하락하며 두 달여 만에 2,000선 밑으로 주저앉았으며 일본 도쿄 증시의 닛케이225지수도 292.84포인트(1.73%) 하락한 1만6,672.92에 마감됐다. 홍콩 항셍지수는 3%대의 낙폭으로 거래를 마쳤다. 싱가포르와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필리핀 증시는 이날 휴장했다.



앞서 미국에 이어 이날 아시아에서까지 증시가 줄줄이 급락한 것은 지금까지 대규모 통화완화 정책으로 증시 호조를 견인해온 각국 중앙은행들이 더 이상의 추가 완화를 꺼리기 시작했다는 인식이 투자자들 사이에서 확산되고 있기 때문이다. 앞서 유럽중앙은행(ECB)의 마리오 드라기 총재가 통화정책 회의 후 “양적완화 종료 시점 연기에 대해 논의하지 않았다”고 밝혀 시장을 실망시킨 데 이어 주말 사이 미 연준 위원들이 금리 인상 가능성을 시사하는 발언을 쏟아내면서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중앙은행들의 정책 기조가 바뀌고 있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급속도로 번지고 있다. 특히 연준에서도 ‘비둘기파’로 알려진 에릭 로젠그렌 보스턴 연방준비은행 총재가 “지금까지 발표된 지표를 기반으로 볼 때 통화정책을 점진적으로 정상화시킬 만한 합리적 근거가 있다”며 “기준금리 인상을 너무 늦추면 일부 자산 시장을 과열시킬 위험을 증가시킨다”고 발언한 것이 시장의 불안을 증폭시켰다. 레이 애트릴 호주국립은행 애널리스트는 “로젠그렌의 발언은 지금까지와 크게 달라진 것이 없지만 미국 경기지표들이 악화하는 상황에서 다시금 이런 발언이 나왔다는 점에서 시장은 그가 금리 동결을 반대하는 입장이라고 보게 된 것”이라고 지적했다.


국내 증시는 여기에 삼성전자 급락이라는 악재까지 겹치면서 낙폭을 더 키웠다. 특히 대형주를 중심으로 이뤄진 코스피200지수는 2.63% 하락하며 대내외 충격에 더 약한 모습을 보였다. 코스피 하락세를 이끈 삼성전자는 이날 6.98% 하락하며 지난 7월13일(종가 기준) 이후 처음 140만원대로 내려왔다. 삼성전자가 6% 넘게 하락한 것은 2012년 8월27일 7.45% 하락한 후 하루 최대 낙폭이다. 주력 제품으로 기대를 모았던 ‘갤럭시노트7’의 전량 리콜 결정에 이어 기내 사용금지 등으로 배터리 폭발 사고가 확대되며 외국인의 매도세가 집중된 탓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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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에서는 20~21일(현지시간) 열리는 미 연준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와 BOJ의 금융정책결정회의를 앞두고 증시 변동성이 커질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호주 소재 피크애셋매니지먼트의 니브 데이건 이사는 블룸버그 라디오에서 “중앙은행들이 추가 부양을 꺼리고 있다는 점이 시장의 우려를 초래하고 있다”면서 “단기적으로 증시가 추가 하락할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이번 회의에서 금융정책의 ‘총괄 검증’을 예고한 BOJ가 시장을 또다시 실망시키거나 시장의 예상과 달리 미 연준이 금리 인상을 단행할 경우 시장의 충격은 불가피하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지난 6~9일 월가 이코노미스트 46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 결과 미 연준이 이달 기준금리를 올릴 것이라는 전망은 13%에 불과했다며 만약 연준이 실제로 이달 중 기준금리 인상을 단행한다면 금융시장은 재닛 옐런 연준 의장 취임 이후 최대 쇼크에 빠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다만 김영준 교보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이번 FOMC 이후 12월로 금리 인상 시점에 대한 컨센서스가 모아진다면 시장은 금세 반등이 가능할 것”이라며 “설사 21일 FOMC에서 금리를 인상하더라도 이미 금리 인상에 대한 우려가 시장에 반영된 만큼 추가 하락보다는 자연스러운 반등 타이밍을 노리는 모습이 전개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연하·변재현기자 yeona@sedaily.com

변재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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