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종목·투자전략

갤노트7 리콜 후폭풍 삼성전자 '영업익 30조' 흔들

"리콜사태 장기화...하반기 영업익 최대 1조 감소 예상"

시총 이틀만에 25조 증발...실적 추정치 줄줄이 하향



삼성전자(005930)의 스마트폰 ‘갤럭시노트7’의 배터리 결함 파문이 일파만파로 확산되면서 2거래일 만에 25조원에 가까운 시가총액이 허공으로 사라졌다. 당초 예상과 달리 리콜 악재가 장기화될 것으로 전망되면서 증권사들은 하반기 영업이익이 최대 1조원 이상 줄어들 것이라는 전망도 내놓고 있다. 지난 2013년 이후 3년 만에 삼성전자가 매출 200조원과 영업이익 30조원을 동시에 달성하는 ‘200조·30조 클럽’ 가입의 꿈도 불투명해졌다.

12일 삼성전자의 시가총액(보통주)은 207조5,456억원으로 ‘갤럭시노트7’의 사용금지 조치가 확산되기 직전인 지난 8일과 비교해 2거래일 만에 24조6,500억원이나 줄어들었다. 우선주까지 포함할 경우 시총 감소분은 28조원에 달한다. 사상 최고가를 경신한 지난달 28일(약 239조원)과 비교하면 삼성전자의 시가총액은 14거래일 사이 무려 30조원 넘게 사라진 셈이다.


2일 전량 리콜 발표 이후 사그라지는 듯하던 갤럭시노트7의 배터리 결함 파문은 미국 항공당국의 기내 사용금지 조치에 이은 삼성전자의 자발적 사용중지 권고 방침으로 다시 논란이 불붙고 있다. 삼성전자는 10일 “갤럭시노트7 이용자들은 가능한 한 빨리 기기 전원을 끄고 신제품으로 교환하라”는 성명을 발표했다. 이에 앞선 9일에는 미국 연방항공청(FAA)이 갤럭시노트7의 기내 사용을 금지하기도 했다. 미국 정부의 선제적인 움직임에 자국 산업 보호주의가 발동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까지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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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콜 악재를 반영해 증권사들은 올해 삼성전자의 실적 추정치를 잇따라 하향 조정하고 있다. KTB투자증권(030210)은 삼성전자의 3·4분기 영업이익 추정치를 기존 8조2,960억원에서 6조9,331억원으로 하향 조정했고 신한금융투자와 한국투자증권, 동부증권(016610) 등 8조원대의 영업이익을 예상했던 증권사들도 7조원 초반으로 낮춰 잡았다.

삼성전자의 하반기 실적 기대감이 빠르게 식으면서 연간 영업이익 30조원 달성 전망도 불투명해지고 있다. 증권사들은 리콜 악재가 터지기 전인 지난달만 해도 삼성전자가 2013년 이후 3년 만에 매출 200조원과 영업이익 30조원을 무난히 달성할 것으로 내다봤다. 하지만 리콜 비용과 판매 감소분이 실적의 발목을 잡을 것이라는 우려가 높아지면서 KTB투자증권은 삼성전자의 올해 영업이익 전망치를 기존 31조원에서 29조원 중반으로 내려 잡았다. 진성혜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번 리콜로 삼성전자의 스마트폰 사업을 담당하는 IT·모바일(IM) 사업 부문의 하반기 영업이익은 기존 추정치보다 1조7,000억원가량 감소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황민성 삼성증권 연구원은 “세계 정부기관들이 갤럭시노트7의 사용 중지를 권고하면서 리콜 발표 시점보다 상황은 더 복잡하고 커진 것으로 보인다”며 “이는 소비심리에도 영향을 미쳐 올해 갤럭시노트7의 소비자 판매량이 리콜 발표 직후 예상치보다 추가로 감소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그는 “당초 리콜 여파로 올 하반기 최대 8,000억원의 이익 감소를 예상했지만 감소분이 1조원을 넘어설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김현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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