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주택

“일단 넣고 보자” 청약률 날로 뛰지만 초기 계약률은 70%로 뚝

청약통장 무분별한 사용으로

올 1-8월 1순위 평균 경쟁률 12.8대 1

지난해 보다 더 치열해 졌지만

계약률은 1년새 22%P 떨어져

'엇갈린 시그널' 눈여겨 봐야





연일 상승하는 청약경쟁률이 실제 계약으로까지 이어지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청약경쟁률은 지난해보다 상승했지만 계약률은 오히려 하락하고 있는 것이다. 분양 시장에서 엇갈린 시그널이 감지되고 있다.


13일 리얼투데이에 따르면 올해 1~8월 공급된 18만855가구에 총 241만790명이 청약한 것으로 집계됐다. 1순위 평균 청약경쟁률 역시 12.89대1을 기록했다.

이 같은 성적은 분양 시장이 한창 달아오르던 지난해보다 더 양호하다. 지난해 1~8월의 경우 총 청약자 수는 225만9,500명으로 1순위 경쟁률은 11.06대1이다. 올 1~8월 총 청약자 수나 경쟁률 등 모든 지표가 지난해를 능가한 것이다.

올해 청약 열기가 두드러졌던 지역은 부산과 제주·서울 등이었다. 올해 1월부터 8월까지 9,724가구가 공급된 부산은 82만9,014명의 청약자가 몰리며 전국에서 가장 높은 85.19대1의 1순위 청약경쟁률을 나타냈다. 같은 기간 제주의 1순위 청약경쟁률(78.00대1)도 지난해(5.28대1)보다 15배가량이나 급등하며 높은 관심을 증명했고 재건축·재개발 물량이 많았던 서울의 1순위 청약경쟁률(20.26대1) 역시 지난해(9.83대 1)보다 상승했다.


장재현 리얼투데이 팀장은 “청약통장의 희소성이 떨어지면서 사용하는 데 따른 부담이 줄어든 것이 청약경쟁률을 높이는 주요 원인”이라며 “집을 구매할지는 결정하지 않고 우선 청약을 넣고 분위기를 보자는 생각을 가진 사람들이 많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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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높은 청약경쟁률과 달리 아파트 초기 계약률은 격차가 날로 벌어지고 있다. 주택도시보증공사에 따르면 올해 2·4분기 전국 민간아파트의 평균 초기 계약률은 70.5%로 지난해 같은 기간(92.2%)에 비해 큰 폭으로 하락했다.

지난해 공급됐다 하면 완판을 이어가던 수도권과 지방 광역시의 민간 아파트 역시 초기 계약률이 급락하고 있다. 지난해 2·4분기 평균 초기 계약률이 100%였던 서울과 인천, 부산·대구는 올해 2·4분기 그 수치가 70~90%대로 감소했다. 초기 계약률이란 30가구 이상의 분양 단지가 공급된 후 경과 기간이 3개월 초과, 6개월 이하인 곳의 분양률을 일컫는 말이다.

이에 대해 한 전문가는 “청약통장의 무분별한 사용으로 허수의 가능성이 있는 청약경쟁률과 달리 부동산 시장의 현재 분위기를 여과 없이 보여주는 자료”라고 말했다.

청약률과 계약률의 엇갈린 신호에 대해 주의해야 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현재 수치가 높게 나오는 청약경쟁률처럼 부동산 시장의 밝은 면만 보는 것보다 평균 초기 계약률과 같이 시장에 경고를 보내는 신호도 함께 받아들여야 한다는 의미다.

안성용 우리은행 부동산팀 차장은 “전국 아파트 매매가격이 여전히 상승 중이고 분양권 전매도 활발히 이뤄지는 등 부동산 시장의 분위기가 나쁘지는 않다”면서도 “초기 계약률이 떨어지면 결국 미분양 물량이 쌓이게 된다는 점을 눈여겨봐야 한다”고 말했다.

정순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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