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르포] 안전·경제성 다 잡은 볼보트럭 경쟁력 원천 투베공장을 가다

안전·연비 향상 기술 응집된 생산거점

여성 엔지니어 비율도 최대 18% 달해

자유로운 분위기 속 생산성 향상 주력

볼보트럭코리아 "올해 25% 성장할 것"

지난 9일(현지시간) 스웨덴 예테보리에 위치한 볼보트럭 투베공장에서 엔지니어들이 부품을 조립하고 있다./사진제공=볼보트럭코리아지난 9일(현지시간) 스웨덴 예테보리에 위치한 볼보트럭 투베공장에서 엔지니어들이 부품을 조립하고 있다./사진제공=볼보트럭코리아


볼보트럭은 깐깐하기로 소문난 한국 상용차 시장에서 수입 트럭 판매 1위를 달리는 브랜드다. 상용차 고객에게 트럭은 단순한 운송수단이 아니다. 하루에 최소 8시간에서 최대 12시간 이상을 보내는 집이자 생계를 책임지는 직장이다. 집처럼 편안하고 안전해야 함은 물론이고 유류비와 부품비 등 비용 부담을 최소화하는 등 경제성도 갖춰야 한다. 하나도 제대로 하기 힘든데 너무 많은 걸 바란다고 생각한다면 볼보트럭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 안전과 연비 효율이 바로 볼보트럭이 자신있게 내세우고 있는 두 가지 핵심 가치이기 때문이다.

볼보트럭의 자신감은 스웨덴 예테보리에 위치한 투베(Tuve) 공장에서 확인할 수 있었다. 지난 8일(현지시간) 찾은 볼보트럭 투베공장은 한국을 포함해 선진국에 판매하는 상용차를 주력으로 생산하는 주요거점이다. 공장에 도착하자 놀이공원에서나 볼법한 투어용 전기차가 가장 먼저 눈에 띄었다. 세 량짜리 전기차에 올라타자 공장 투어가 시작됐다.


공장에 들어서자마자 귀에 이어폰을 꽂고 일에 열중하거나 삼삼오오 모여 밝은 얼굴로 대화를 나누는 직원들이 눈에 띄었다. 여성 엔지니어들도 적지 않았다. 투베공장에서 일하는 여성 엔지니어는 무려 17~18%에 달한다. 투박하고 험한 일이라는 편견을 가지기 쉬운 상용차 생산라인에서 이처럼 많은 여성이 근무할 거라고는 상상하지 못했다. 이와 관련 볼보트럭 관계자는 “성별이나 나이와 관계없이 능력만으로 평가하기 때문”이라며 “직업에 귀천이 없다는 스웨덴 국민들의 인식은 볼보트럭에서도 통용된다”고 설명했다.

투베 공장에는 여성 엔지니어가 많이 눈에 띈다. 엔지니어 중 여성 비율은 17~18% 정도다. /사진제공=볼보트럭코리아투베 공장에는 여성 엔지니어가 많이 눈에 띈다. 엔지니어 중 여성 비율은 17~18% 정도다. /사진제공=볼보트럭코리아


출고되는 트럭의 크기만큼이나 남다른 면적을 자랑하는 투베공장의 내부는 깔끔했다. 부품들이 모두 번호가 붙은 박스에 나뉘어 담겨져 잘 정리돼 있었다. 승용차 공정과는 달리 내부부품을 자세히 볼 수 있었는데 부품의 무게 때문에 프레임을 뒤집은 상태로 조립이 진행되기 때문이다. 프레임에 주요 부품을 조합하면 벨트를 걸어 다시 뒤집는다. 이후 액슬과 크로스멤버, 프로펠러 샤프트 등을 장착하고 마지막으로 직렬 6기통 엔진을 얹는다. 부품의 재고량은 실시간 업데이트를 통해 적정 수준을 유지한다.


실내 부품들이 조립된 캡(탑승공간)을 프레임에 얹고 나면 트럭이 제대로 작동하는지 시험주행을 해볼 시간이다. 15~20분 가량 진행되는 시험주행은 공장 안에서 이루어지기 때문에 배기가스가 공장 외부로 배출될 수 있도록 장비가 마련돼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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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에서 판매되는 볼보트럭은 전량 투베공장에서 생산된다. 볼보트럭코리아가 월등한 조립 품질을 자랑하는 투베공장에서 만든 차량만을 고집하고 있기 때문이다. 볼보트럭 관계자는 “한국은 프리미엄 라인 및 최고급 사양의 트럭 제품이 가장 많이 팔리는 시장 중 한 곳”이라며 “시장점유율과 판매증가율이 높아 수요에 비해 공급량이 부족한 편”이라고 설명했다.

투베공장의 하루 생산량은 64대에서 올 하반기부터 75대로 대폭 늘었지만 여전히 밀려드는 주문을 제 때 감당하기 힘든 수준이다. 볼보트럭이 내년부터 오전·오후 근무조로 2교대 시스템을 도입해 하루 생산량을 110대까지 늘리는 방안을 검토중인 것도 이 같은 이유 때문이다. 볼보트럭이 상용차 시장에서 가지는 영향력이 커지고 있다는 ‘즐거운 비명’인 셈이다.

기계가 내는 소음때문에 공장에서 일하는 많은 작업자들이 귀에 이어폰을 꽂고 근무한다. 직원들 모두 자유로운 분위기에서 즐기듯 작업하는 모습이 인상적이다. /사진제공=볼보트럭코리아기계가 내는 소음때문에 공장에서 일하는 많은 작업자들이 귀에 이어폰을 꽂고 근무한다. 직원들 모두 자유로운 분위기에서 즐기듯 작업하는 모습이 인상적이다. /사진제공=볼보트럭코리아


공장 견학을 마치고 바깥으로 나오자 출고 승인을 받고 선적을 기다리는 수많은 트럭들이 정렬돼 있었다. 까다롭기로 유명한 출고검사에서 최종 합격 판정을 받은 차량들이다. 한국 수출용을 뜻하는 ‘KOR’ 문구가 붙어있는 차량들이 곳곳에서 눈에 띄었다. 지난해 기준으로 국내 등록된 볼보트럭은 1,963대다.

볼보트럭은 만들어진 제품을 판매하는 게 아니라 고객의 요구사항에 맞춰 제품을 제작한다는 원칙을 가지고 있다. 철저히 고객을 중심에 둔 주문제작 방식이 원칙이기 때문에 ‘맞춤 차량’을 만들어 낼 수 있다는 철학 때문이다. 단 한국 시장의 경우 주문량을 미리 예측하고 선주문하는 재고판매 방식을 채택하고 있다. 재고관리의 어려움을 감수하고서라도 고객에게 제품을 인도하는 시간을 최소화하기 위해서다. 볼보트럭코리아 관계자는 “한국 시장에서 볼보트럭에 대한 선호도와 신뢰도가 갈수록 높아지고 있어 앞으로도 성장세가 유지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볼보트럭코리아의 올해 목표 성장률은 25%다.

/예테보리(스웨덴)=김나영기자 iluvny23@sedaily.com

김나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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