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기업

삼성전자, 램버스 등 해외투자 지분 1조원대 매각

수익 적은 한계사업 접고

반도체·디스플레이 집중



삼성전자가 ASML·시게이트·램버스·샤프 등 4개 해외 기업에 대한 투자지분을 잇따라 매각했다. 삼성은 이를 이례적으로 보도자료를 통해 공식적으로 밝혔다.

매각금액은 1조2,000억~1조3,000억원대로 삼성전자가 이들 투자기업의 지분매각에 나선 것은 수익이 적은 한계사업을 접고 반도체·디스플레이 등 핵심사업에 집중하기 위한 선제 조치로 풀이된다.


특히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다음달 27일 주주총회에서 등기이사로 선임될 것이라고 밝힌 데 이어 사업재편에도 속도가 붙을 것임을 예고하는 것이어서 주목된다.

18일 삼성전자에 따르면 우선 네덜란드 반도체 장비업체 ASML 지분 3%의 절반인 1.5%를 6,900억원가량에 팔았다. 삼성전자의 한 관계자는 “지난 2012년 차세대 노광기 개발 협력을 위해 ASML 지분 일부를 인수했고 이후 노광기 개발은 성공적이라는 평가를 받았다”며 “투자회수 차원에서 지분 절반을 매각한 것으로 ASML과의 협력관계에는 변함이 없다”고 말했다.


미국 스토리지(HDD) 전문기업인 시게이트 지분 4.2%(1,250만주)도 전량 매각했다. 삼성전자는 2011년 HDD 사업을 시게이트에 넘기는 과정에서 시게이트 지분 일부를 취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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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반도체 설계업체 램버스 지분 4.5%(480만주)도 모두 팔았다. 삼성전자는 2010년 특허 포트폴리오 차원에서 램버스 지분 9.0%를 사들였다. 2011년 풋옵션(주식을 되팔 수 있는 권리)을 행사해 램버스에 4.5%를 판 뒤 이번에 잔여지분까지 매각한 것이다.

아울러 삼성전자는 2013년 액정표시장치(LCD) 패널 공급선 다변화 차원에서 투자했던 일본 샤프 지분 0.7%(3,580만주)도 모두 처분했다.

삼성전자는 해외 기업 지분매각 사실을 공개하는 경우가 드물다. 이번에 매각 사실을 구체적으로 밝힌 것은 투자 실효성이 떨어지는 지분을 과감히 처분하고 이를 통해 확보한 자금을 바탕으로 미래 성장을 담보할 수 있는 핵심사업이나 인수합병(M&A) 자금으로 사용하겠다는 의지를 나타낸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 고위관계자는 “2·4분기 기준 현금성자산이 77조원에 달하는 상황에서 이번 매각은 미래 투자를 위한 추가 현금확보 차원”이라며 “낸드플래시·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 등 핵심사업을 집중 육성하기 위해 매각을 결정하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서정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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