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경제·마켓

연준 강한 금리인상 시그널...글로벌 통화정책 ‘완화’서 ‘긴축’으로

[美·日 금융통화정책 이번주 분수령]

美 8월 근원 물가지수 2.3%↑...연준 목표치 근접

獨 등 국채금리 치솟으며 1조弗 규모 플러스 전환

BOJ도 추가완화 동결로 변동성 확대 대비 나설듯



이번주 글로벌 금융시장의 최대 이벤트인 미국과 일본 중앙은행의 통화정책을 앞두고 시장의 물줄기가 수년간 이어진 ‘완화’에서 ‘긴축’으로 방향을 틀고 있다. 특히 시장은 20~21일(현지시간)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강한 금리 인상 시그널을 보일 것으로 예상하면서 미 국채를 대거 내다 팔며 충격에 대비하는 모습이다. 연준과 같은 날 금융통화정책회의가 예정된 일본은행(BOJ)도 당초 예상과 달리 지난 8일 추가 양적완화를 동결한 유럽중앙은행(ECB)과 비슷한 대응으로 금융시장 변동성 확대에 대비할 것이라는 관측이 힘을 얻고 있다.

17일(현지시간) 주요 외신들에 따르면 금융시장 전문가들은 일단 연준이 금리를 올리더라도 시기는 이달보다는 오는 12월이 될 가능성을 더 크게 보고 있다. 하지만 지난 16일 발표된 미국 소비자물가가 예상보다 호조를 보여 9월 인상 가능성도 완전히 배제할 수 없고 이번에 올리지 않더라도 ‘매파적 동결(hawkish hold)’로 금리 인상이 임박했다는 신호는 거세질 것으로 전망된다. 12월 FOMC 회의(13~14일)는 9월 회의 후 석 달도 남지 않아 향후 세계 금융시장이 미 금리 인상을 기정사실로 받아들이는 환경에 직면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투자자들이 이달 FOMC 회의 결과보다 재닛 옐런 연준 의장의 발언 수위와 수정될 경제전망치에 더 주목하는 이유다.

추석 연휴 기간에 나온 미국의 소매판매와 제조업 지표는 다소 부진했지만 그보다 연준 금리 결정에 더 많은 영향을 미치는 물가지수(CPI)는 8월에 전년 동월 대비 1.1% 오르고 근원 물가지수는 2.3%나 상승해 연준 물가 목표치(2%)에 근접했다. 이에 이달 16일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보여주는 달러인덱스는 0.84% 상승한 96.08을 기록, 7월 이후 최고 수준을 나타냈다.


임박한 금리 인상 신호가 옐런 의장 등 연준 고위층 의도대로 시장에 전달되자 마이너스 영역에 있던 독일·덴마크·네덜란드 등의 10년물 국채 금리가 뜀박질하며 단숨에 플러스로 올라섰다. 유로존(유로화 사용 19개국)의 벤치마크 국채인 독일 10년물은 9일 7월 이후 처음 플러스로 올라서 16일 0.004%로 마감했다. 두 달 전 -0.3%까지 떨어졌던 일본 10년물 국채 금리도 16일 -0.049%로 제로 금리로 복귀하고 있다. FT는 채권정보 전문기관의 자료를 인용해 9월 둘째 주 1조달러 규모의 채권 금리가 마이너스에서 플러스로 전환됐다고 전했다.

관련기사



특히 미 국채 금리는 계속 올라 10년물 금리가 16일 1.693%를 기록했다. 미 국채 최대 보유국인 중국이 7월 한 달에만 220억달러어치를 팔며 보유 미 국채(1조2,200억달러) 규모를 3년 만에 최저 수준으로 줄이며 달러를 확보하는 등 미 금리 인상에 따른 금융시장 변동성 확대에 대비하는 모습이다. 한국의 10년물 국고채도 1.572%로 기준금리(1.25%)보다 크게 높아져 1,250조원을 돌파한 가계부채에 부담을 키우고 있다.

지난해 12월에 이은 미국의 두 번째 금리 인상이 초읽기에 들어가자 BOJ도 21일 추가 완화책을 내놓기보다 올 초 전격 도입한 ‘마이너스 금리정책’에 대한 분석과 판단 정도를 시장에 설명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BOJ가 연준의 긴축적 행보를 몇 시간 앞두고 반대 방향으로 움직이기 힘든 것은 이달 8일 ECB가 시장 예상과 달리 양적완화를 연장하지 않은 것과 맥이 닿는다는 분석이다.

골드만삭스는 “미국 10년물 국채 금리가 2017년 들어 2%를 기록하거나 지금보다 0.25∼0.30% 오를 것”이라고 내다봤으며 블룸버그는 “미 금리 인상 직후에는 달러가 약세로 돌아설 수 있다”고 밝혀 당분간 국제 금융시장이 큰 폭의 변동성 장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했다.

/뉴욕=손철특파원 runiron@sedaily.com

이경운 기자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관련 태그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