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통일·외교·안보

美 케리, "모든 핵 등 확장억제 제공" 재확인…한국내 핵무장론 선긋기

한일 외교장관 회담서는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 언급도

뉴욕서 한미일 외교장관 회담·공동성명 채택

한미일 '한 목소리'로 전세계에 대북압박 의지 표명

한미일 3국 외교장관이 뉴욕 유엔총회 초반부인 18일(현지시간) 북한의 5차 핵실험에 대응한 강력한 공동성명을 채택한 것은 3국의 확고한 대북압박 의지를 국제사회에 표출한 것으로 분석된다.

윤병세 외교부 장관과 존 케리 미국 국무부 장관, 기시다 후미오 일본 외무상의 이번 회동은 이번 유엔총회에서 이들의 사실상 첫 주요 일정으로 알려졌다. 한미일 3국이 강력한 ‘한 목소리’를 내는 것을 시작으로 대북압박을 위한 유엔총회 외교전을 본격 가동한 셈이다.


한미일은 특히 6년 만에 공동성명 형태의 강력한 메시지를 선제적으로 전달함으로써 다른 유엔 회원국들에 대해 대북 제재 및 압박에 대한 확고한 의지를 표명했다. 지난 2010년 12월 워싱턴에서 열린 3국 외교장관 회담에서 북한의 연평도 포격 도발에 대응한 공동성명을 채택한 이후 처음이다.

성명은 북한의 최근 핵실험 및 탄도미사일 관련 도발에 대응해 3국간 긴밀한 공조를 유지할 것을 확인하고 협력을 확대하기로 했다. 특히 북한에 대한 압박 및 제재를 강화하기 위해 ▲기존 안보리 결의 2270호의 완전하고 효과적인 이행 확보 ▲새로운 안보리 결의 채택 ▲북한의 핵·미사일 프로그램 자금원 제한 독자 조치 ▲북한 인권침해에 대한 국제사회 관심 제고 등을 위해 노력하기로 했다.


공동성명 외에 모두발언 등에서 드러난 3국 외교장관들의 현 상황에 대한 인식은 그 어느 때 보다 심각했다. 윤병세 장관은 “북한은 그간의 모든 핵·미사일 시험들을 통해 마침내 핵 무기화의 최종 단계(final stage)까지 와 있다”며 “우리가 목도하고 있는 것은 동북아 뿐만 아니라 전세계를 휩쓸지도 모르는 엄청난 폭풍(perfect storm)의 전조”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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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시다 외무상도 “새로운 안보리 결의 등을 통해 대북 압박을 강화함으로써 북한으로 하여금 고립되어 밝은 미래는 없을 것이라는 점을 깨닫게 해야 한다”고 밝혔으며, 케리 장관은 “북한 정권의 도발적이고 무모한 행위는 스스로를 더욱 고립시킬 뿐”이라고 지적했다.

케리 장관은 또 한국과 일본에 대해 ‘모든 범주의 핵 및 재래식 방어역량에 기반한’ 미국의 확장억제 제공 공약을 재확인했다. 이는 한국 내에서 제기되고 있는 자체 핵무장론이나 전술핵 재배치 주장에 대해 반대 입장을 우회적으로 표현한 것으로 해석된다.

케리 장관은 “(북한이) 추가 도발 및 핵·미사일 프로그램 고도화를 중단하고 진지한 비핵화 대화의 길로 복귀해야 할 것”이라고 언급, 비핵화를 전제로 한 대화에는 열려있다는 기존 입장을 재확인했다. 공동성명에도 “장관들은 북한의 완전하고 검증 가능한 비핵화를 목표로 한 신뢰할 수 있고 진정성 있는 대화에 열려 있다”는 표현이 들어갔다.

한편 윤 장관과 기시다 외무상은 별도로 한일 외교장관 회담을 갖고 전방위적이고 강력한 대북 제재·압박 강화 조치들을 적극 모색하기로 했다. 회담에서는 한일 안전보장 분야 협력 강화 논의도 이뤄졌으며, 지난 2012년 체결 직전까지 갔던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에 대한 의견도 주고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 측이 GSOMIA의 필요성을 언급했고 우리측은 “국회 및 국민의 충분한 이해와 협조가 있을 때 가능하다”는 기본 입장을 재확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노희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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