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기업

[속도내는 삼성 지배구조 개편] 삼성생명, 금융지주사 전환도 탄력

비금융계열 보유 금융지분 대거 매입...11월엔 인원 감축 가능성

7.43% 달하는 '전자 지분'

어떻게 정리할지가 관건





삼성그룹 지배구조 개편 중 금융 분야의 경우 삼성생명을 꼭짓점으로 해 다른 금융계열사를 아래에 두는 방식으로 전개될 가능성이 크다. 일각에서는 금융지주회사 전환에 속도를 내기 위해 삼성생명이 오는 11월쯤 임직원 수를 줄이는 등 인원 감축에 나설 것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실제 삼성생명은 비(非)금융계열사가 가지고 있던 금융계열사 지분을 대거 사들이면서 지분율 확대에 나서고 있다. 현행 금융지주회사법상 지주회사는 상장사의 경우 30%, 비상장사의 경우 50%의 지분을 갖고 있어야 하고 동시에 최대주주 요건도 갖춰야 한다. 삼성생명이 비금융계열사 지분 매입에 본격적으로 나서고 있는 것은 금융지주회사 체제를 구축하기 위한 사전정지작업으로 해석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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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생명은 지난 2013년 삼성전자와 삼성물산·삼성중공업 등이 갖고 있던 삼성카드 지분 전량(6.38%)을 매입해 지분율을 71.86%까지 끌어올렸다. 이듬해인 2014년에는 삼성자산운용을 자회사로 편입했다. 또 삼성화재가 보유하고 있던 삼성증권 지분(8.02%)을 사들여 보유지분율을 19.16%까지 늘렸다. 삼성생명은 삼성화재 지분도 14.98% 갖고 있다. 삼성생명이 금융지주회사 구축을 목표로 금융계열사들에 대해 지분을 확대하거나 속속 자회사로 끌어들이고 있는 것이다.

삼성생명이 금융지주회사 ‘완성체’가 되기 위해서는 삼성화재 지분 15%, 삼성증권 지분 11%가량을 확보해야 한다. 투자은행(IB)업계 관계자는 “삼성화재와 삼성증권은 각각 15.93%, 10.94%의 자사주를 확보하고 있다”며 “이를 매입하는 방식으로 충분히 마지노선인 지분 30%를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문제는 삼성생명이 보유하고 있는 삼성전자 지분(7.43%)이다. 금융지주회사 전환을 위해서는 지주회사가 비금융계열사의 최대주주가 돼서는 안 된다. 삼성전자의 1대 주주는 삼성생명이고 2대 주주는 4.18%를 보유한 삼성물산이다. 결국 삼성생명이 보유한 삼성전자 지분 가운데 1.63%를 삼성물산에 넘기면 최대주주 자리에서 벗어날 수 있다. 관건은 삼성물산의 자금력이다. 1.63%의 지분을 매입하기 위해서는 약 4조원의 자금이 필요하지만 삼성물산이 보유한 현금성 자산은 2조6,000억원 수준에 그친다. 결국 삼성생명이 금융지주회사로 완전히 전환하기 위해서는 삼성전자 보유지분을 언제, 어떻게 낮출 것인가에 달려 있다고 볼 수 있다.

서정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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