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광복군 애국지사 조동빈 옹 아파트서 투신해 사망

광복군으로 활동한 애국지사 조동빈 옹이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연합뉴스광복군으로 활동한 애국지사 조동빈 옹이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연합뉴스


1940년대 광복군 활동을 펼친 애국지사 조동빈(92) 옹이 아파트에서 몸을 던져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21일 충남 천안동남경찰서에 따르면 조동빈 옹은 지난 20일 오후 3시 55분께 천안시 동남구 목천읍 소재 아파트 10층 난간에서 투신했다.


주민의 신고를 받은 119 구급대원이 조 옹을 인근 병원으로 옮겼으나 숨졌다.

경찰은 목격자 진술 등을 토대로 조 옹이 아파트 10층 난간에서 스스로 몸을 던진 것으로 보고 투신의 정황과 이유를 파악 중이다.

경찰 관계자는 “경제적인 어려움은 없었던 것으로 보이고, 건강 악화에 따른 신변 비관으로 극단적인 선택을 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조 옹은 최근 가족들에게 눈이 안 보이고, 귀가 안 들리는 등 건강 상태가 악화된 데 대한 어려움을 호소했던 것으로 조사됐다. 유서는 발견되지 않았다.


이날 조 옹은 자주 찾는 보훈시설에서 평소보다 일찍 집으로 향했고, 시설 관계자가 이른 귀가 이유를 물었지만 조 옹은 별다른 답변을 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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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파트로 향한 조 옹은 자신이 거주하는 2층이 아닌 10층으로 올라가 복도 난간에 한동안 걸터앉아있었으며 이 모습을 본 주민들이 “내려오라”고 만류, 119에 신고했지만 구급대가 도착하기 전 투신한 것으로 알려졌다.

조 옹은 천안지역에서 유일하게 생존했던 독립유공자로 지난해 3월 인근 목천고등학교에서 위안부 할머니를 기리기 위해 제작된 ‘위안부 평화의 소녀상’ 제막식에 참석하고, 별세하기 바로 전에도 천안시 보훈회를 방문한 것으로 전해졌다.

1924년 평양에서 태어난 조동빈 옹은 1945년 일본 도쿄중학교 재학 당시 강제징병을 거부하고 중국 안휘성으로 상하이로 건너간 뒤 한국 광복군 제3지대에 입대했다. 이후 임시정부 선전과 재정자금 조달책으로 활동했고, 한반도에 잠입해 일제의 주요 시설을 폭파하는 게릴라 등 비밀 군사훈련을 받기도 했다.

조 옹은 그 공로를 인정받아 1963년 대통령 표창, 1990년 건국훈장 애족장을 받았다.

빈소는 충남 천안의료원 장례식장(041-570-7266)에 마련됐다. 발인은 22일 오전8시30분, 장지는 국립 대전현충원이다. 유족으로는 부인과 자녀 2명이 있다.

이효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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