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금융정책

"고배당·시세차익 기대" 큰손 관심 커져...'우리銀 매각' 흥행 예감

<국민연금도 인수 추진...잇단 러브콜 받는 우리銀>

평균 배당수익 5.4%...경영권 프리미엄도 없어

中금융계 등 SI선 은행업으로 사업 확대도 가능

국민연금은 우회 참여...경영권 개입 논란 차단



우리은행이 국내외 금융자본의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이유로는 무엇보다 높은 배당수익률이 꼽힌다. 안정적으로 높은 배당수익을 올릴 수 있는데다 향후 주가 상승 시 시세차익도 기대할 수 있다. 전략적투자자(SI) 입장에서는 은행업으로 사업영역을 확대할 수 있는 발판이 마련된다는 것도 매력적이다. 연기금과 사모펀드 외에도 꾸준히 해외진출을 시도하는 중국계 금융자본의 관심을 받고 있는 이유다. 아울러 이사 파견이 부담이었던 국민연금이 사모펀드(PEF)를 통한 투자라는 우회적인 방법까지 동원하며 우리은행 지분을 인수하려는 것도 이런 요인 때문이다.

21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은행은 지난해 중간배당 250원을 포함해 500원을 배당하는 등 최근 2년 평균 배당수익률 5.4%로 은행 중 가장 높다. 중간배당을 제외하더라도 배당수익률은 2.7%에 이른다. 게다가 이번 매각은 경영권 프리미엄 없이 진행된다는 점에서 인수자들도 은행 지분을 비교적 저가에 인수할 적기로 판단하고 있다.

우리은행 지분 인수를 위한 투자의향서(LOI) 마감이 하루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국내외 투자자들의 인수전 참여 소식이 잇따르면서 민영화 성공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서울 중구 소공로 우리은행 본점 사옥.  /서울경제DB우리은행 지분 인수를 위한 투자의향서(LOI) 마감이 하루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국내외 투자자들의 인수전 참여 소식이 잇따르면서 민영화 성공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서울 중구 소공로 우리은행 본점 사옥. /서울경제DB


중국 안방보험에 이어 공상은행의 인수전 참여 가능성이 나오는 것도 이런 배경이 작용하고 있다. 투자은행(IB)업계에서는 “큰 이변이 없는 한 공상은행이 오는 23일 투자의향서(LOI)를 제출할 것”이라는 얘기가 나오고 있다.


이 밖에 미국·유럽계 자본 등도 지분 인수에 나설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국내에서도 한화생명과 한국금융지주가 공시를 통해 우리은행 지분 인수 검토를 공식화했고 교보생명 역시 검토 중이다. 이외에도 국민연금·새마을금고중앙회 혹은 MBK파트너스나 칼라일, 어피니티, 베어링PE 등 국내외 사모펀드 등도 거론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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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국민연금이 PEF를 통해 우리은행 지분을 인수할 경우 경영권 개입 논란을 막고 투자전략 노출도 최소할 수 있을 것으로 해석된다. 중장기적인 투자 관점에서 우리은행이 매력적인 투자처였던 만큼 국민연금은 지난 8월 금융당국이 배포한 투자안내서를 받아간 후 지분 인수를 다각적으로 검토해왔다.

하지만 당국이 매각 흥행을 위해 4% 이상 신규 지분 낙찰자에게 제시한 사외이사 추천권이 국민연금의 발목을 잡았다. 현행법상 단순투자가 목적인 국민연금이 사외이사 추천과 같은 적극적인 주주권을 행사할 경우 지분 변동 내역과 투자 목적을 금융당국에 5일 이내에 보고해야 하며 주식투자전략이 그대로 노출될 수 있다. 사외이사 추천은 경영 참여로 분류되기 때문에 국내 증시 지배력이 높은 국민연금으로서는 부담이다. 국민연금은 이 같은 이유로 지금까지 사외이사를 추천한 전례가 없다. 국민연금은 현재 우리은행 지분 5.01%를 보유하고 있다.

반면 PEF를 통한 우회참여는 지분투자가 아닌 대체투자로 분류되기 때문에 국민연금은 이런 논란에서 자유로울 수 있다. 국민연금은 재무적투자자로서 자금을 댈 뿐 PEF 운용사(GP)가 펀드 운용을 책임지기 때문이다. 사외이사 추천권도 해당 GP가 행사하면 된다. IB업계 관계자는 “PEF를 통한 우회참여는 국민연금이 PEF에 투자한 비중만큼 수익을 가져갈 뿐 경영권 개입이나 투자전략 노출과 같은 부작용을 최소화할 수 있는 가장 현실적인 대안”이라고 평가했다.

한편 국내외 투자자들의 인수전 참여 소식이 잇따르면서 우리은행도 지분 인수에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 이광구 우리은행장은 이날 “예비입찰은 당연히 흥행할 것”이라며 “본입찰 때 투자의향서(LOI)를 낸 투자자들이 그대로 참여할지가 관건이지만 LOI가 미달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지분 8% 매입을 원하는 곳도 몇 군데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주주 구성은) 재무적투자자와 전략적투자자가 적절히 분배되는 게 좋을 것으로 생각하고 그럴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김보리·서민우기자 boris@sedaily.com

김보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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