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정치·사회

황창규 ‘네트워크 혁명’에 하버드생 800명 기립박수

KT ‘기가토피아’ 하버드 연구사례 등재에 황 회장 특강

“5G + 빅 데이터가 4차 산업혁명 이끌 핵심될 것” 강조

“정보통신기술(ICT) 분야의 록스타를 만나러 왔다”, “황의 법칙(Hwang’s Law)의 주인공과 꼭 사진을 찍고 싶다”

세계 최고 인재들이 모인 미국 하버드대에서 가장 큰 강의실인 메모리얼홀 샌더스 시어터가 20일(현지시간) 오후 수백명의 학생들로 북적였다. 한국에서도 베스트셀러가 된 ‘정의란 무엇인가’의 저자 마이클 샌델 하버드대 교수의 최고 인기 강좌가 열리던 강의실에 이날은 한국 ICT의 최고 빅맥인 황창규 KT 회장의 특강을 듣기 위해 하버드생 800여명이 몰려들었다. 황 회장의 이날 강의는 KT의 ‘기가토피아 전략’이 올 연말 하버드경영대학원(HBS)의 ‘케이스 스터디’(Case study)에 등재되는 것을 기념해 이뤄졌다. 그의 하버드대 강연은 2005년 삼성전자 반도체 사장 시절 ‘황의 법칙’(메모리 반도체 용량이 1년마다 2배씩 증가한다는 이론)을 증명하며 환호를 얻은 이후 두 번째다.

황창규 KT 회장이 20일(현지시간) 미국 하버드대 메모리얼홀에서 ‘네트워크의 힘’을 주제로 특별 강연을 하고 있다.황창규 KT 회장이 20일(현지시간) 미국 하버드대 메모리얼홀에서 ‘네트워크의 힘’을 주제로 특별 강연을 하고 있다.


11년 만에 하버드대 강단에 다시 선 황 회장은 반도체 대신 네트워크를 강조했다. 그는 한국 최초·최대 통신기업인 KT가 131년 전 서울 광화문에 처음 전화를 설치한 것에서 시작해 2018년 평창 동계 올림픽에 지금보다 10배 빠른 5G 서비스를 시현하는 가상 현실 화면으로 단숨에 학생들의 시선을 모았다.


미 매사추세츠주립대에서 전자공학 박사학위를 받고 스탠퍼드대 책임연구원을 지낸 황 회장은 정확한 영어와 적절한 유머로 “향후 ‘지능형 네트워크’가 인간의 삶과 산업에 혁명을 몰고 올 것”이라고 역설했다. 그는 지금보다 10배 빠른 유·무선망에 빅데이터를 가미해 생활과 사업 전반에 최고의 솔루션을 실시간으로 제공, 혁신을 이어가는 것을 ‘지능형 네트워크’ 시대로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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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 회장은 “전 세계 통신사업자는 단순히 네트워크 인프라만 제공하는 ‘덤파이프(Dumb Pipe)’ 사업자로 전락할지 모른다는 위기의식이 있다”며 “KT는 완벽한 보안체제 속에 빅 데이터를 활용해 네트워크 본연의 가치를 높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한 예로 KT가 빅데이터를 활용해 조류 인플루엔자(AI) 확산 경로를 90% 이상 예측하는 성과를 거둔 것을 소개하며 “메르스나 지카 바이러스 같은 감염병의 확산 차단에도 활용할 수 있다”고 말해 박수를 받았다.

황 회장은 “2020년이 되면 네트워크 속도는 10배 빨라질 것이고 빅데이터 활용과 보안시스템 등도 10배 향상될 것”이라며 “5G와 빅데이터가 결합한 지능형 네트워크가 4차 산업혁명을 이끄는 핵심이 될 것”이라고 열변을 토했다.

40분 가량 강연 후 경영학도와 공학 전공자들의 질문이 쇄도해 황 회장은 20분 넘게 답변을 이어갔지만 손을 드는 학생이 계속 생기자 강의를 주선한 IT학계의 세계적 석학인 쉐인 그린스타인 하버드경영대학원 교수가 “황 회장을 이만 놓아주자”고 했다. 기립박수로 응답한 하버드 학생들 중 수십여명은 연단 위로 올라가 황 회장에게 기념촬영이나 사인을 요청하기도 하고 일부 풀리지 않은 궁금증을 추가로 물어 그의 퇴교 시간은 예정보다 30분 가까이 늦어졌다.

/케임브리지 = 손철 특파원 runiron@sedaily.com

손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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