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닛케이(NIKKEI)225지수를 기초자산으로 삼는 주가연계증권(ELS) 발행액이 이달 들어 폭증했다.
25일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닛케이225지수 기초 ELS 발행액은 9월 들어 22일 현재 7,241억원으로 월간 기준으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 1월 발행액에 비해 무려 19배 수준이다.
이 같은 현상은 ELS 발행 규제를 골자로 하는 금융당국의 파생상품 건전화 방안 발표를 앞두고 해외지수 총량 규제 가능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앞서 지난 8월 임종룡 금융위원장은 소비자 보호를 위해 파생결합증권 건전화 방안 및 활성화 방안을 3·4분기 중 마련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위험 상품의 마구잡이 식 판매를 억제하는 대신 일부 규제를 풀어줘 침체된 파생상품 시장의 숨통을 열어주겠다는 의미다.
시장에서는 해외지수 가운데 유럽지수가 홍콩항셍중국기업지수(HSCEI)에 이어 발행 총량 규제를 받을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H지수는 지난해 10월부터 전월 상환된 액수만큼만 발행을 허용하는 총량 규제를 적용하고 있다. 이와 관련 H지수와 유로스톡스50 지수는 해외지수를 기초자산으로 삼은 ELS 10개 중 8개꼴에 이를 정도로 쏠림 현상을 빚고 있다. 증권가는 증시 변동성이 커야 수익률이 높아지는 ELS 특성 때문에 해외지수 가운데 안정적인 일본 증시보다 유럽과 중국의 상품 편입을 선호해왔다.
ELS 운용상 일본 증시에 주목하는 또 다른 이유는 일본 증시의 가격 메리트다. 닛케이225지수는 지난해 6월24일 2만868로 고점을 찍은 후 올 들어 1만5,000~1만7,000 박스권을 형성하고 있다. 최근 일본 정부의 경기부양 의지도 강력해 닛케이지수의 저가 매력이 돋보인다. 반면 글로벌 증시의 대표격인 미국의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지수는 연일 최고점을 갈아치우고 있는데다 연말 미국의 추가금리 인상 등으로 매수에 부담스럽다.
다만 일본 증시는 오름폭과 내림 폭이 낮아 ELS 해외지수에 담기에는 대표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적지 않다. 원금 손실 가능성은 낮지만 수익성이 떨어진다는 얘기다. /박시진·지민구기자 see1205@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