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경제·마켓

OECD "선진국들 성장 촉진위해 법인세 인하로 방향 틀었다"

4곳중 1곳 꼴로 법인세 내렸거나 인하 추진 중

해외 투자유치 노리는 동남아 개도국들도 인하 행렬 동참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재정 확충을 이유로 세금을 인상했던 선진국들이 경제성장을 위해 법인세를 포함한 세금 줄이기로 방향을 바꾼 것으로 나타났다. 여기에 해외 투자 유치를 노리는 동남아시아 개발도상국들도 기업 하기 좋은 환경을 구축하기 위해 법인세 인하 행렬에 동참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지난 23일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줄곧 세금을 올렸던 선진국 국가들이 지난해부터 세금을 내리는 쪽으로 정책 방향을 바꾸고 있다. 보고서에 따르면 35개 회원국 가운데 지난해 법인세를 인하한 나라는 5개국이며 수년 내에 내리기로 한 나라는 4개국이었다. 4곳 중 1곳꼴로 법인세를 내렸거나 인하를 추진하고 있는 셈이다. 가장 적극적으로 법인세 인하에 나선 국가는 일본으로 기본 법인세율을 25.5%에서 23.9%로 내렸고 2018년에는 23.2%까지 내릴 방침이다. 일본 외에도 영국·프랑스·스페인 등이 법인세 인하를 추진하고 있다. 영국은 현재 20%인 세율을 내년 19%로, 프랑스도 현재 34.4%에서 2020년에는 28%까지 대폭 낮추기로 했다. 이밖에 스페인이 작년 법인세를 30%에서 28%로 낮춘 데 이어 올해 25%로 더 끌어내렸고, 호주·캐나다는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한 법인세율을 각각 1.5%와 0.5% 포인트 낮추었다.


선진국들은 법인세 외에 개인 소득세도 하향 조정하는 추세다. 벨기에가 45%였던 소득세 최고세율을 떨어뜨렸고 헝가리는 소득세율을 16%에서 15%로 인하했다. 이 밖에 프랑스·아이슬란드·아일랜드·네덜란드·노르웨이가 소득세율을 낮추는 데 동참했다. FT는 경제성장 촉진을 위해 해당국들이 법인세·소득세 인하를 하고 있다며 다른 선진국들도 동참할 가능성이 높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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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인세 인하 행렬에는 개발도상국들도 참여하고 있다. 이날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은 동남아시아 지역의 국가들이 글로벌 생산기지로 거듭나기 위해 법인세 인하 경쟁을 벌이고 있다고 보도했다. 닛케이에 따르면 지난 3월 태국이 법인세율을 30%에서 20%로 10%포인트 인하한 데 이어 최근 필리핀이 현행 법인세 30%를 내년 말까지 25%로 낮추기로 했다. 태국과 필리핀이 경쟁적으로 법인세를 인하하기로 한 것은 베트남과 인도네시아의 외국인 투자 유치 증가에 자극을 받았기 때문이다. 2014년 25%였던 법인세율을 올해 20%까지 낮춘 베트남은 글로벌 경기 둔화 속에서도 투자가 몰려 지난해 외국인 직접투자가 사상 최대인 145억 달러(16조원)에 달했다. 닛케이는 “해외 투자 유치에 목마른 동남아 국가들이 경쟁적으로 법인세 인하에 나서고 있다”며 “인도 등 주변 국가들로 세금 인하 바람이 번지고 있다”고 전했다. 신문에 따르면 인도에서는 나렌드라 모디 총리 주도로 기업에 대한 과세를 줄이기 위해 주마다 제각각인 간접세율을 전국적으로 통일하는 세제 개편을 추진 하고 있다.

이경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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