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경골프 골프일반

'16번홀의 기적'…매킬로이, 127억원짜리 대역전극

PGA 투어 챔피언십 최종

3홀 남기고 이글·버디로 추격

4차 연장 접전 끝 극적 우승

페덱스컵 6위서 1위로 껑충

보너스 1,000만 달러도 품어

김시우, 공동 10위로 선전

로리 매킬로이가 26일(한국시간) 짜릿한 역전극을 쓰며 1,000만달러 사나이에 등극한 뒤 페덱스컵과 투어 챔피언십 트로피를 양손에 들고 환하게 웃고 있다.  /애틀랜타=AFP연합뉴스로리 매킬로이가 26일(한국시간) 짜릿한 역전극을 쓰며 1,000만달러 사나이에 등극한 뒤 페덱스컵과 투어 챔피언십 트로피를 양손에 들고 환하게 웃고 있다. /애틀랜타=AFP연합뉴스




127억원짜리 역전 드라마는 16번홀(파4)부터 시작됐다. 세 홀 남기고 선두에 3타 뒤져 있던 로리 매킬로이(27·북아일랜드)의 우승을 예상한 사람은 많지 않았다. 137야드를 남기고 피칭웨지로 친 두 번째 샷이 그린에 떨어진 뒤 홀 속으로 빨려 들어가는 환상적인 이글로 연결되면서 1타 차까지 따라붙은 그는 마지막 18번홀(파5)에서는 홀 50㎝에 바짝 붙이는 멋진 벙커 샷으로 버디를 만들어 승부를 연장전으로 끌고 갔다.

플레이오프(PO) 들어 강자의 본색을 드러낸 매킬로이가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PO 최종전 투어 챔피언십에서 연장 접전 끝에 극적인 우승을 따내며 페덱스컵 최종 승자가 됐다. 대회 우승상금 153만달러에다 페덱스컵 우승 보너스 1,000만달러까지 그는 하루에만 약 127억3,000만원을 벌어들였다. 매킬로이는 26일(한국시간) 미국 조지아주 애틀랜타의 이스트레이크GC(파70·7,385야드)에서 열린 대회 4라운드에서 6타를 줄이는 불꽃타로 라이언 무어, 케빈 채플(이상 미국)과 공동 선두(최종합계 12언더파)에 오른 뒤 4차 연장전에서 천금의 버디를 낚아 ‘잭팟’을 터뜨렸다.


매킬로이는 메이저대회 통산 4승을 올리고 한때 세계랭킹 1위에 오르며 ‘차세대 골프황제’ 1순위로 지목됐다. 하지만 지난해 5월 웰스파코 챔피언십 제패 이후 미국 PGA 투어에서 승수를 추가하지 못하면서 제이슨 데이(호주), 조던 스피스, 더스틴 존슨(이상 미국) 등에 밀리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그러던 그는 지난달 PO가 시작되면서 부활을 알렸다. 특히 퍼팅 코치인 필 케년(잉글랜드)의 지도를 받아 이번 시즌 난조에 빠졌던 퍼트가 살아났다. PO 2차전인 도이체방크 챔피언십에 이어 이번 시즌 2승을 모두 PO에서 수확한 매킬로이(투어 통산 13승)는 생애 처음으로 페덱스컵 우승컵까지 들어 올리는 기쁨을 누렸다. 직전까지 페덱스컵 랭킹 6위였던 매킬로이는 페덱스컵 1위였던 존슨이 이 대회를 공동 6위(5언더파)로 마치면서 1위(3,120점)가 됐다. 단독 2위 이상의 성적이 필요했던 존슨은 페덱스컵 2위(2,380점)로 밀려 거금을 날렸다. 매킬로이는 1인자 경쟁의 불도 다시 지폈다. 매킬로이는 세계 3위로 지난주와 변동은 없었으나 11.21점으로 2위 존슨(11.59점), 1위 제이슨 데이(호주·13.44점)와의 격차를 좁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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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승부는 10년째를 맞은 페덱스컵 사상 가장 극적이라 할 만했다. 무서운 뚝심으로 연장전에 합류한 매킬로이는 18번홀(파5)에서 열린 첫 번째 연장전에서 두 번째 샷을 홀 2m 남짓한 거리에 붙였지만 이글 퍼트를 놓쳐 곧장 우승을 확정 짓지는 못했다. 파에 그친 채플이 탈락해 매킬로이와 무어가 남았다. 같은 홀에서 이어진 2차 연장전과 15번홀(파3) 3차 연장전에서도 비긴 둘은 16번홀(파4)로 넘어갔다. 그린을 놓친 무어가 4.5m 파 퍼트를 성공해 승부를 다시 원점으로 돌려놓는 듯했다. 하지만 매킬로이가 비슷한 거리의 버디 퍼트를 홀에 떨구면서 긴 승부에 마침표를 찍었다. 매킬로이는 극적인 이글과 우승 버디까지 ‘16번홀의 기적’을 연출한 셈이다.

한국 선수로는 유일하게 투어 챔피언십에 진출한 김시우(21·CJ대한통운)는 5타를 줄이는 선전을 펼쳐 공동 10위(2언더파)로 순위를 10계단이나 끌어 올렸다. 페덱스컵 17위로 시즌을 마친 김시우는 이번 시즌 신인왕을 바라보고 있다. 같은 순위로 대회를 마친 신인왕 경쟁자 에밀리아노 그리요(아르헨티나)는 페덱스컵 11위가 됐다.

박민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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