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기업

[대기업 인사평가 돌입] 하반기 실적악화에...임원들 '좌불안석'

삼성·LG 스마트폰에 발목

현대차 판매 줄고 파업 몸살

정유·조선업종도 '먹구름'

그룹내서도 인사 희비 갈릴듯



연말 인사철을 앞두고 주요 기업 임원들의 표정이 어두운 것은 실적악화 때문이다. 상반기 실적이 양호했던 국내 주요 대기업들은 하반기 들어 고전하고 있다. 삼성과 LG 등 전자업계는 주력사업인 스마트폰에 발목이 잡혔다. 현대자동차는 판매 감소, 노동조합의 파업, 환율 악재까지 겹쳤다. 시황에 영향을 많이 받는 정유업체들과 구조조정 여파로 수주물량을 확보하지 못한 조선업종 역시 먹구름이 잔뜩 낀 모습이다.

특히 회사 전체로는 실적이 그런대로 괜찮아도 개별 사업부는 좋지 않은 곳도 적지 않아 이번 인사에서는 그룹이나 회사 내에서도 희비가 엇갈릴 것으로 보인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올 3·4분기 영업이익이 7조6,441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지난해 3·4분기보다 약 2,000억원 정도 이익이 늘었다고는 하지만 당초 8조원대 중반을 기록할 것이라는 전망치에는 못 미치는 수준이다. 2·4분기만 해도 갤럭시S7·엣지에 이어 갤럭시노트7의 초기 흥행, 메모리 반도체 D램 시황 개선, 무더위에 따른 에어컨 판매 및 퀀텀닷SUHD TV 등 생활가전의 활약에 2분기 연속 8조원대 영업이익을 기대했다. 하지만 갤럭시노트7의 충전 중 화재 사고로 100만대 이상을 리콜하고 약 1조원 이상의 비용이 추가되면서 실적은 7조원대로 다시 주저앉는 모습이다.

LG전자 역시 스마트폰 부문의 부진이 악재다. 3·4분기 3,500억원대 영업이익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전 분기 절반 수준의 성적이다. 프리미엄 스마트폰 G5의 판매부진 여파가 3·4분기까지 이어지고 있다. 새로운 스마트폰 ‘V20’가 3·4분기 말에 출시돼 MC사업부의 실적개선에 힘을 실어주기는 힘든 상황인 점도 이유다. 업계에서는 MC사업부가 2,800억원 전후의 적자를 기록할 것으로 보고 있다. LG전자의 HE사업부(TV)와 H&A사업부 이익은 6,000억원 이상으로 양호할 것으로 기대되지만 MC사업부로 인해 빛이 바래는 상황이다.


자동차업계에서는 현대자동차의 시름이 가장 크다. 차량 판매가 줄고 있기 때문이다. 국내외 7~8월 판매실적은 전년 대비 4.1% 감소한 69만7,864대였다. 특히 국내시장에서 현대차는 8월 전년 대비 17.6% 줄어든 4만2,112대를 판매했다. 내수 점유율은 사상 최저치인 33.8%를 기록 중이다. 여기에 노조가 12년 만에 전면 파업을 진행하면서 손실이 커지는 상황이다. 현대차는 노조의 파업으로 생산차질 규모가 차량 11만4,000여대, 2조5,000억여원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환율 역시 수출기업인 현대차를 도와주지 않는 모습이다. 현대차의 3·4분기 영업이익은 1조4,496억원으로 전 분기에 비해 약 3,000억원가량 줄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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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유업계의 시름도 커지고 있다. 정제마진이 줄어드는 것이 가장 큰 이유다. 올 1월 배럴당 평균 9.9달러까지 치솟았던 싱가포르 정제마진은 7월 4.8달러에서 지난달 3.9달러까지 내려앉았다. 유가 역시 40달러 수준에서 정체된 점,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 인상이 지연되는 점 등이 악재로 평가된다. 정유업계 큰형인 SK이노베이션의 3·4분기 영업이익은 5,949억원으로 2·4분기 대비 반토막이 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고강도 구조조정으로 수주가뭄을 겪는 조선업종 역시 당분간 반등은 쉽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현대중공업은 3·4분기 영업이익이 전 분기 대비 약 35%(2,000억원)가량 감소할 것으로 전망된다. 그나마 삼성중공업 정도가 3·4분기 458억원의 흑자를 기록하면서 반등에 성공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항구 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기업에 있어 실적은 일종의 성적표와 같다”며 “하반기 실적악화로 주요 기업들이 인적쇄신 등 고강도 대책을 마련할 가능성이 커지는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강도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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