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정치·사회

미국, 한진해운 선원 하선금지…WSJ “선원들, 배에서 갇혀 지내”

미국 정부가 미국 항구에 닻을 내린 한진해운 컨테이너선의 선원들에게 하선금지 명령을 내렸다.

28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미국 세관국경보호국(CBP)이 한진해운 선원들에게 ‘상륙허가’(shore leave)를 해 주지 않아 선원들이 배에 갇혀 지낸다고 보도했다. 일반적으로 비자가 있는 선원들은 하역 작업이 진행되는 동안 배 밖으로 나올 수 있다. 하지만 상륙허가가 없으면 땅에 발을 디딜 수가 없어 사실상 배에서 감옥 생활을 하게 된다. 몇 개월 동안 바다에서 생활했던 선원들에게는 고통이다. 특히 한진해운 선원들은 미국 법원으로부터 선박 압류 금지 명령을 받을 때까지 몇 주를 더 바다에서 대기했기 때문에 고통이 더 심하다. 국제 운수노조연맹(ITF) 서부해안 코디네이터인 제프 엥겔스는 “불확실한 상황이 한진해운 선원들을 짓누르고 있다”면서 “이들은 바다에 오랫동안 있었기 때문에 배에서 내리는 것을 정말로 원한다”고 말했다.


26일 시애틀항에 정박한 한진해운 컨테이너선에는 ‘우리는 상륙허가를 받아야 한다’(We deserve shore leave)는 글귀가 적힌 플래카드가 걸렸다. 배에서 내리게 해 달라는 항의 시위였다. 이를 본 시애틀항 부두 노동자들은 선원들의 주장에 연대감을 표시하기 위해 작업을 중단하기도 했다. 또 서부해안항만노조(ILWU) 노조원들은 자동차의 경적을 울리면서 선원들의 시위에 동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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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BP가 한진해운 선원의 하선을 금지한 것은 해안에 내린 뒤 귀선하지 않는 것을 우려하기 때문이다. CBP는 성명을 통해 “배에 탄 선원들과 정기적으로 통신하고 있다”면서 “응급 치료가 필요한 경우에는 특별히 하선 허가를 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압류를 우려해 바다에서 대기했던 한진해운 컨테이너선은 지난 10일 미국 뉴저지 주 파산법원으로부터 압류금지 명령이 떨어진 데 따라 미국 항구에 정박했고, 한진해운이 하역비용을 마련, 부두 노동자들도 수수료를 못 받을 수 있다는 걱정을 덜고 짐을 내리고 있다.

이경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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