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현대차 임금인상률 GM의 9배...파업손실 3조 '연일 최고치'

[귀족노조의 명분없는 파업]

글로벌 경쟁사 '고통분담' 외치는데

임금 5년동안 연평균 5.1% 올라

제조업 평균보다도 1.2%P 높아

정부 긴급조정권 발동 압박에도

노조 "죽을각오로 싸울것" 강경



현대자동차의 지난 5년간 연평균 임금인상률이 도요타의 2배, GM의 9배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같은 기간 국내 기업 평균인 3.2%를 훌쩍 넘는다. 제조업 전체 평균(3.9%)보다도 높다. 귀족 노조의 ‘명분 없는 파업’이라는 비판을 피할 수 없는 이유다. 정부가 긴급조정권 발동을 검토하겠다며 진압에 나섰지만 현대차 노조는 성명을 내고 “어떠한 희생을 치르더라도 강력히 대응하겠다”며 날을 더욱 세웠다.

29일 현대차에 따르면 이달 말까지 예고된 파업으로 현대차가 입는 손실액은 약 3조원에 달한다. 현대차 창사 이래 사상 최고치를 연일 경신하고 있는 셈이다.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파업 손실에 경영자총협회는 정부에 현대차 노조 파업에 대한 긴급조정권을 발동할 것을 촉구하고 나섰다. 김영배 경총 부회장은 이날 “현대차 근로자들은 강경한 노선의 노조가 타결한 합의안도 부결시키는 등 이기주의적 행태의 극단을 보이고 있어 이제 국가와 시장이 인내할 수 있는 한계를 넘어선 것이 아닌가 하는 자괴감에 빠진다”며 “지난 28일 고용노동부 장관이 현대차 파업의 조속한 마무리를 위해 법과 제도에 마련된 모든 방안을 강구하겠다고 밝힌 만큼 정부는 조속히 긴급조정권을 발동해 파업을 마무리하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현대차 노조는 “회사가 노조를 죽이려 덤빈다면 죽을 각오로 싸우겠다”며 완강한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사측이 노조원의 요구를 묵살하고 납득할 수 없는 협상을 제시하고 있다는 것이 이유다.


23차례 파업으로 이미 현대차 누적손실은 12만6,000대, 2조7,800억원에 달한다. 30일 예고된 6시간 부분파업을 포함하면 피해 규모는 3조원에 육박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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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여전히 여론은 싸늘하다. 1억원에 달하는 고임금 노조가 명분 없는 파업을 이어가고 있다는 비판이 거세다.

한국자동차산업협회 통계를 보면 2011년부터 5년간 현대자동차의 평균 임금인상률은 5.1%다. 형제 회사인 기아차 역시 5.0%에 달한다. 이는 업계 평균을 크게 웃도는 수치다. 경총 통계에서도 같은 기간 국내 기업들의 임금 인상률은 3.24%다. 업종별 특수성을 감안하더라도 현대차의 임금인상률은 상위권에 속한다. 제조업 평균 임금 인상률 또한 3.9%로 현대·기아차에 못 미친다. 도요타(2.5%), GM(0.6%) 등 글로벌 경쟁업체들이 경영에 어려움을 겪는 회사 측과 노조가 타협하며 고통을 분담하고 있는 것과 상반된 모습이다.

현대차 최고경영진은 노사 문제로 고심에 빠졌다. 심지어 현대차는 경영 중요성 지표에서 노사문제를 2014년 3순위에서 지난해 2순위로 한 단계 끌어올렸다. 이는 한 해 동안 최고경영진이 주재하는 정기 회의체 안건을 분석해 마련한 것으로 순위가 높을수록 기업경영에 많은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의미한다. 현대차 측은 “노사 문제는 최상위권 이슈로 4년 연속 파업, 임단협 타결 지연 등으로 전년 대비 중대성이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업계에서는 현대차의 전 세계 공장 가운데 가장 생산성이 떨어지는 국내 공장이 올해와 같은 파업을 이어갈 경우 입지가 더욱 줄어들 수밖에 없다고 지적한다. 실제 현대차 국내 공장은 회사가 보유한 전체 공장 가운데 가장 낮은 생산성을 기록하고 있다. 또한 각 라인에 투입된 인원 역시 타 공장에 비해 2배나 많다. 고임금 근로자가 대거 투입돼 있지만 생산성은 가장 떨어진다는 얘기다. 김필수 대림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연이은 파업과 낮은 생산성으로 현대차 입장에서도 해외공장 생산량을 늘리는 것을 검토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했다.

박재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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