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빌 게이츠가 선택한 남자…“질병 진단 새 트렌드 창출할 것”

최영호 엑세스바이오 대표

빌게이츠 말라리아 퇴치 앞장

'초민감도 진단 기술' 높이 평가

엑세스바이오에 110억 지원



매년 100만명 이상의 생명을 앗아가는 말라리아는 오랜 퇴치 노력에도 불구하고 근절되지 않고 있다. 그 이유 중 하나는 기술적 한계로 ‘증상이 없는 말라리아 보균자’는 진단해낼 수 없다는 데 있다. 말라리아 퇴치 활동을 활발히 해온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MS) 창립자는 ‘무증상 보균자까지 검출할 수 있는 기술이 필요하다’는 생각 아래 이를 실현시켜줄 사람을 찾았다.

철저한 검증 과정 끝에 선택한 기업은 국내 진단시약 개발업체인 엑세스바이오였다. 엑세스바이오의 독보적인 ‘초민감도 면역화학 진단 기술’을 높이 평가했기 때문이다. 엑세스바이오는 말라리아 진단 시장에서 60%에 이르는 점유율(공공부문 기준)을 자랑한다. 게이츠는 올해 두 차례에 걸쳐 약 1,000만달러(약 110억원)를 지원했다.


“분자·다중 분야 집중 투자

정보통신-생명공학 접목

신속·즉석진단 시대 열 것”



최영호 엑세스바이오 대표는 서울 강서구 마곡동 연구개발(R&D) 센터 완공을 하루 앞둔 29일 기자와 만나 “빌 게이츠 같은 세계적인 기업인이 근본적인 말라리아 퇴치 프로젝트의 적격자로 낙점한 데 대해 자부심을 느낀다”고 말했다. 이번 프로젝트가 성공하면 말라리아 진단 대상 자체가 대폭 늘어나 시장 지배력이 한층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최 대표는 더 높은 곳을 바라보고 있다. 그는 “기존의 강점인 말라리아 면역진단 외에 첨단 진단 기술로 각광받는 분자진단, 다중진단 분야에 집중 투자하고 정보통신기술(ICT)과 생명공학기술(BT)간의 접목 등을 통해 질병 진단의 새로운 트렌드를 창출하겠다”고 힘주었다.


정밀 진단이 강점이지만 전문가 도움이 필요한 탓에 가격이 비싼 분자진단 비용을 낮춰 신속·즉석 진단 시대를 열겠다는 것이다. 그는 한 가지 기기로 다양한 질병을 검출해 내는 제품을 대중화하겠다는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올해 마곡동 R&D센터를 신설하기도 했다. 밑그림도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 분자진단 분야는 이미 자궁경부암, 백혈병, 선천성부신과형성증(CAH) 등의 진단시약을 개발하는 등 가시적인 성과가 나오고 있다. 특히 자궁경부암 진단키트는 검출 가능 바이러스 종류가 기존 제품들보다 10개 이상 많아 주목된다. 현재 동남아, 중남미 국가 등에 수출을 타진하고 있어 회사의 차세대 대표상품으로 발돋움하리란 게 최 대표의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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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6PD제품 세계 첫 상용화

최소 10억弗 이상 매출 기대”



최 대표는 “다중진단 기술의 경우 내년에 빈혈, 황달, G6PD(적혈구 효소결핍에 의한 용혈성 빈혈) 등 5가지를 동시에 진단할 수 있는 시약을 내놓을 예정이며 내후년엔 동시 진단을 10개 질병까지 늘릴 것”이라고 말했다.

면역-화학진단 분야도 인플루엔자, 뎅기, RSV 등으로 파이프라인을 확대하고 있다. 특히 세계 최초로 상용화에 성공한 G6PD 진단제품은 ‘대박’을 눈앞에 두고 있다는 것이 최대표의 설명이다. 세계보건기구(WHO)에서 엑세스바이오 진단키트 사용을 공식 권장했고 동남아시아, 중동 지역은 G6PD 진단 의무화를 추진하고 있다는 것이다. 현재 G6PD 진단시약은 10여개 국가에서 허가 절차 막바지에 있다. 회사측은 G6PD 진단이 대중화되면 최소 10억달러 이상의 매출이 발생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최 대표는 “회사 성공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 직원들의 꿈과 능력을 키워주고 우리 사회 청년들에게 영감을 주는 경영인이 되고 싶다”고 말했다.

서민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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