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에서 거리가 전부는 아니다. 하지만 좀 더 멀리 보냈을 때의 이로움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자신의 능력을 최대한 스코어에 반영하기 위해선 티샷 거리를 늘리는 게 필요하다. 프로처럼 300야드를 때려야 한다는 건 아니다. 하루 아침에 근력이나 스윙스피드를 늘리는 것도 불가능하다. 방법은 자신이 가진 ‘잠재 거리’를 최대한 뽑아내는 것이다. 힘을 더 들이지 않으면서 샷 거리를 늘리는 비결이 있다.
◇오른발을 뒤로 빼준다=스윙을 강하게 할수록 거리는 늘지 않고 방향성에만 문제가 생긴다면 원인이 뭘까. 어깨의 회전을 키우지 않고 팔 위주로 스윙을 하면서 힘만 쓰고 있을 가능성이 크다. 준비자세에서 오른발을 등 뒤쪽으로 한 발 정도 빼주면 백스윙 때 어깨를 더 크게 틀어줄 수 있다. 똑바로 멀리 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교습가들은 이를 ‘깊숙한 백스윙’이라 부른다. 어깨의 회전 동작이 증대되면 팔의 스윙을 지나치게 길게 가져갈 필요가 없어진다. 팔의 스윙이 클 때는 몸무게 이동과 타이밍이 무너져 세게 칠수록 거리는 오히려 줄어든다. 미국 100대 교습가인 마이크 애덤스는 “팔로 장타를 때릴 수 있었다면 그것은 단순히 행운에 불과하다”고 말한다.
◇톱에서 헤드를 느껴보라=백스윙 톱에서 너무 빨리 클럽헤드를 내리기 시작하는 것이야말로 파워를 잃어버리는 최악의 실수다. 다운스윙은 방향 전환을 느리게 시작한 뒤 점차로 가속을 붙여 임팩트에 접근할 때 헤드의 속도를 최고로 높여야 한다. 톱에서 헤드가 어디에 있는지 느껴본다. 아주 잠깐이지만 다운스윙 시작 전에 정지 동작을 갖는 데 도움이 된다. 이렇게 해야 하체로 리드하는 다운스윙을 할 수 있다. 손을 머리에서 최대한 멀리 유지해야 파워를 비축할 수 있는데 관건은 백스윙 때 어깨를 크게 회전하고 팔을 작게 회전하는 것이다. 제대로 회전했다면 톱에서 등이 타깃을 향하는 느낌을 받는다.
◇앞으로 숙여준 정도를 유지한다=스윙에선 어드레스 때 앞으로 숙여준 몸의 자세를 임팩트 통과 때까지 그대로 유지하는 일이 매우 중요하다. 이는 척추의 각도가 위아래로 바뀌지 않고 볼과의 거리를 일정하게 유지할 수 있게끔 해주며 그 결과 정타(正打)가 보장된다. 아마추어들이 흔히 저지르는 실수는 임팩트 구간에서 상체를 들어 올리는 것이다. 척추의 각도를 원래의 어드레스 자세보다 위로 세워주면 클럽헤드가 위쪽으로 올라가면서 얇은 샷이 나오게 된다. 이를 피하기 위해 인위적으로 헤드를 낮게 유지하려다 보면 반대로 두꺼운 샷(뒤 땅 치기)을 하기 쉽다.
◇팔뚝을 회전시켜라=백스윙과 임팩트에 문제가 없다면 폴로스루 단계를 살펴야 한다. 임팩트 후 왼쪽 팔꿈치를 구부려주면서 오른쪽 팔뚝을 왼쪽 팔뚝 위로 틀어주는 게 핵심이다. 이들 두 동작이 결합되면 스윙 속도가 매우 빨라지며 클럽페이스의 중심에 볼을 정확히 맞히는 확률도 훨씬 높아진다. 왼팔과 샤프트가 ‘L’자를 이룬다고 상상한다. 이는 왼쪽 팔꿈치를 적절하게 구부려주는 데에 도움이 된다. 팔뚝 회전 동작을 정확히 하면 양쪽 팔뚝은 ‘X’자를 이룬다.
◇피팅의 도움을 받는다=오른쪽으로 휘어지는 아이언 샷 때문에 고생하던 회사원 A씨(47)는 요즘 연습장 가는 게 즐겁다. 볼의 궤적이 똑바로 펴진 데다 짧았던 샷 거리도 길어졌기 때문이다. 비결은 ‘피팅(fitting)’에 있다. 전문업체를 찾아 스윙을 분석한 뒤 클럽헤드의 라이 각도를 3도 가량 높이자 샷이 확 달라진 것이다. 본격 골프 시즌을 맞아 클럽을 점검해보는 것은 어떨까. 전문가들은 스윙이나 클럽을 바꾸지 않고 스코어를 낮추는 방법으로 피팅을 추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