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정치·사회

노벨생리의학상에 日 오스미 도쿄공업대 교수

세포 내 물질 재활용 ‘오토파지’ 현상 규명

파킨슨·치매·암 등 난치병 치료 돌파구 마련


일본 지난해 오무라 이어 2년 연속 의학상

3일 노벨생리의학상 수상자로 선정된 오스미 요시노리 일본 도쿄공업대 명예교수가 도쿄공업대에서 기자회견을 하던 도중 아베 신조 일본 총리의 전화를 받고 미소 짓고 있다. /도쿄=AP연합뉴스3일 노벨생리의학상 수상자로 선정된 오스미 요시노리 일본 도쿄공업대 명예교수가 도쿄공업대에서 기자회견을 하던 도중 아베 신조 일본 총리의 전화를 받고 미소 짓고 있다. /도쿄=AP연합뉴스





일본의 세포 생물학자인 오스미 요시노리(71·사진) 도쿄공업대 명예교수가 올해 노벨생리의학상 수상자로 선정됐다. 이에 따라 일본은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으로 노벨생리의학상 수상자를 배출했다. 과학 분야를 놓고 보면 3년 연속 노벨상 수상자다. 이는 ‘한 우물’을 파는 일본 특유의 장인 정신에다 기초연구 중시 문화, 대대적인 정부 투자의 합작품이라는 것이 국내 전문가들의 부러움 섞인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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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웨덴 카롤린스카의대 노벨위원회는 3일(현지시간) “자가 생식(self-eating)을 의미하는 오토파지(autophagy·자가포식) 연구에 대한 공로를 인정해 오스미 교수를 노벨생리의학상 단독 수상자로 선정했다”고 밝혔다. 노벨위원회는 “오스미 교수의 발견은 세포가 어떻게 세포 내 물질을 재활용하는지에 대한 새로운 패러다임을 이끌어냈다”며 “그의 발견은 감염에 대한 반응 등 여러 생리 과정에서 오토파지의 중요성을 이해하는 길을 열었다”고 평가했다. 오스미 교수는 수상자 발표 직후 연구실에서 기자들과 만나 “매우 영광스럽다. 노벨상은 소년 시절부터의 꿈이었다”고 소감을 밝혔다. 그는 “연구를 시작했을 때만 해도 오토파지가 사람의 수명과 관련이 있을 것이라고 확신하지 못했다”며 “기초 연구는 이렇게 (방향이) 전환되는 것이라는 점에서 중요성을 강조하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과학이 정말로 사회에 도움이 되려면 100년 뒤에나 가능할지 모르는 만큼 미래를 내다보며 과학을 하나의 문화로서 인정해주는 사회를 바란다”면서 실생활과 밀접한 응용과학만 중시하는 풍토를 비판하기도 했다.

지난 1960년대 처음 등장한 오토파지라는 용어는 그리스에서 유래한 말로 스스로라는 의미의 ‘오토’와 먹는다는 ‘파지’의 합성어다. 세포 내에서 유해물질 등을 분리해내 생명을 유지하고 단백질을 분해해 영양공급원으로 재활용하는 현상을 가리킨다.

오스미 교수는 1980년대 현미경 관찰로 세포 내에서 오토파지 현상을 발견한 데 이어 효모균을 이용해 오토파지에 필수적인 유전자를 밝혀내는 등 작동 메커니즘을 규명했다. 오토파지 기전에 이상이 생기면 알츠하이머·파킨슨 등 신경난치병·암·당뇨 등이 발생할 수 있어 오스미 교수의 연구는 난치병 연구의 돌파구를 마련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오스미 교수는 수상자 발표 직후 “매우 영광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1945년 후쿠오카에서 태어난 오스미 교수는 도쿄대 기초과학과를 졸업하고 이학박사 학위를 받았다. 이후 미국 록펠러대 연구원과 도쿄대를 거쳐 2009년부터 도쿄공대 교수로 재직해왔다.

오스미 교수의 수상으로 일본은 2년 연속 노벨생리의학상 수상과 3년 연속 노벨상 수상자 배출이라는 기록을 세웠다. 지난해에는 오무라 사토시 기타사토대 특별명예교수가 생리의학상을 받았다. 일본은 오스미 교수를 포함해 총 25명의 노벨상 수상자(미국 국적자 2명 포함)를 배출했다. 물리학상 11명, 화학상 7명, 생리의학상 4명, 문학상 2명, 평화상 1명 등이다.



김능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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