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기업

무너지는 한진해운 글로벌 영업망...해외법인 감원 착수

中법인 600명중 30% 떠나

인력 절반 가까이 줄일 듯

법정관리(기업회생절차) 중인 한진해운의 핵심 무형자산인 인적 영업 네트워크가 서서히 내려앉고 있다. 청산 여부가 결정되지도 않은 상황에서 우려했던 대로 한진해운의 우수 인적 자산이 빠르게 유출되고 있다.


4일 해운업계에 따르면 한진해운의 주요 해외 법인들은 최근 현지 고용 인력에 대한 대대적인 감원 작업에 착수했다. 회사가 법정관리에 들어가면서 추가 고객 확보를 위한 영업의 필요성이 크게 줄어들자 해외 법인이 자체적으로 인력 구조조정에 나선 것이다.

한진해운이 지분 50% 이상을 보유한 해외 법인은 총 24곳이다.

이 가운데 한진해운 중국법인은 직원 600여명 가운데 30%가 이미 회사를 떠났고 인력을 기존의 절반 가까이로 줄이기 위한 추가 인력 감축이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해운업계 관계자는 “기존 화주 가운데 상당수가 이미 이탈했고 빌렸던 선박도 반선(返船)을 추진하는 등 영업 기반이 사실상 무너진 데 따른 인력 감축”이라면서 “법정관리 신청 때부터 예고된 일”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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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각 법인·지점이 확보한 인적 자산은 선박·터미널 등 유형 자산과 함께 한진해운과 같은 글로벌 선사의 핵심 자산으로 꼽힌다. 유형 자산은 자금을 투입하면 확보할 수 있지만 수년간 다진 영업망은 한 번 무너지면 회복하기 쉽지 않기 때문이다.

이날 국회 정무위원회 국정감사 증인으로 나온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은 “영업망은 무형 자산이기 때문에 다른 선사가 사들인다고 해서 무형의 자산이 보존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정부가 기대하는 대로 한진해운 인력을 현대상선이 흡수한다 해도 본연의 가치를 발휘하기 어렵다는 의미다.

이처럼 한진해운의 영업 기반이 빠르게 무너지는 가운데 글로벌 해운사 순위에서도 추락을 거듭하고 있다.

해운 통계 조사기관인 알파라이너에 따르면 한진해운의 선복량(선박이 적재할 수 있는 화물 총량) 기준 글로벌 순위는 3일 현재 14위까지 추락했다. 법정관리 이전 글로벌 7위였던 데서 지난달 말 11위로 밀려났고 또다시 순위가 하락한 것이다.

한재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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