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기업

[바이오人] 한국인 유전체 완전 해독한 서정선 마크로젠 회장

"동북아 맞춤의학 주도권 확보

K바이오 中진출 신호탄 될것"





“한국·중국·일본 3국 가운데 우리가 먼저 정밀 맞춤의학의 주도권을 확보한 것입니다. 앞으로 중국 진출에 큰 도움이 될 것입니다.”


서울대 의과대학 유전체의학연구소와 바이오 기업 마크로젠을 이끌면서 한국인 유전체(게놈) 서열을 해독해낸 서정선(사진) 마크로젠 회장은 6일 유전체 서열 해독의 의미를 이같이 설명했다. 서울대 의대 팀과 마크로젠은 국제학술지 ‘네이처’ 6일자에 한국인 유전체 서열 해독을 특집논문으로 게재했다.

서 회장은 “지금까지 서양인 기반의 표준 게놈은 있었지만 아시아인은 없었다”며 “아시아 45억 인구의 정밀치료를 위해 게놈 표준화가 중요한데 우리가 아시아에서 가장 완벽한 유전체 분석을 해낸 것”이라고 설명했다.


약 30억개의 염기쌍으로 이뤄진 유전체는 인간의 번식과 생존활동에 영향을 미친다. 유전체를 분석하면 질병의 원인을 알 수도 있다. 이 때문에 유전체 분석은 사람의 특성에 맞는 치료법을 알아내 적용하는 맞춤 정밀의학의 기반이 된다. 예를 들어 백인에게 잘 듣는 약도 아시아인에게는 맞지 않는 사례가 있고 같은 아시아인이더라도 개인별로 효과가 다르다. 이는 유전정보가 다르기 때문이다. 사람마다 다른 유전정보를 기반으로 맞춤형 치료법을 제시하는 정밀의학은 효율을 높이고 비용은 낮출 수 있어 유망 분야로 손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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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이번에는 한국인 한 명을 분석했는데 내년 말까지 최소 1,000명에서 최대 1만명을 분석할 예정”이라며 “향후 3~5년 내에 ‘게놈 아시아’ 프로젝트를 통해 10만명의 아시아인 유전체를 분석하면 아시아 표준 유전체 정보를 갖게 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표준이 있어야 개인마다 자신의 유전체가 어떻게 다르고 어떤 문제가 있는지 알 수 있기 때문에 표준 유전체 정보가 맞춤의학의 바탕이 된다”고 덧붙였다.

사람의 유전체 정보는 2000년 ‘인간 게놈 프로젝트(HGP)’로 첫 해독 결과가 나왔지만 백인과 일부 흑인의 정보를 혼합한 것이어서 한국인이나 아시아인의 특성은 반영되지 않았다. 게다가 이번 연구는 유전체 정보 190곳 중 절반이 넘는 105곳을 완전히 해독했고 그전에는 제대로 읽지 못했던 85곳 가운데 72곳은 일부를 읽어냈다.

마크로젠은 이번 성과로 한국인을 비롯해 아시아인 유전체 해독에서 크게 앞섰다는 사실을 증명하면서 중국 시장 진출을 위한 교두보를 확보했다. 유전체 해독 정보는 신약개발 등 중국 내 치료 시스템 전반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게 서 회장의 판단이다. 그는 “중국이 앞으로 의료비용을 줄이고 맞춤 정밀의학을 하려면 유전체 해독이 중요한데 우리가 한중일 가운데 가장 앞서게 됐다”며 “이번에 한국인 표준 유전체를 통해 기술우위를 확보하면서 앞으로는 일본도 한국과 협력해야 한다고 판단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앞으로 유전체와 관련해 한중일 네트워크를 구축할 방침”이라며 “이번 성과를 계기로 마크로젠의 중국 진출을 더 가속화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영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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