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국회·정당·정책

또 개헌론 꺼낸 정진석 … "얘기할 때 아냐" 제동 건 靑

鄭 "당장 논의하자는 것도 아닌데…" 불쾌감

당청 온도차에 당분간 논의 탄력받긴 힘들 듯

靑, 대선승리 불확실 땐 '개헌 찬성' 선회 가능성

정진석 새누리당 원내대표 /연합뉴스정진석 새누리당 원내대표 /연합뉴스




김재원 청와대 정무수석 /연합뉴스김재원 청와대 정무수석 /연합뉴스


정진석 새누리당 원내대표가 사흘 만에 개헌론을 다시 들고 나온 10일 청와대는 곧바로 “지금은 개헌을 얘기할 때가 아니다”라며 제동을 걸고 나섰다. 당청이 권력구조의 변화를 핵심으로 하는 개헌을 놓고 미묘한 입장차를 드러낸 것이다. 개헌 논의가 실질적인 탄력을 받기 위해서는 청와대의 의중이 무엇보다 중요한데 당청의 기류가 엇갈리면서 당분간 구체적인 결과물을 도출하기는 힘들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된다.

정진석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현안 간담회를 갖고 “제왕적 대통령제의 폐해 극복과 권력 분립을 위해서는 독일식 내각제가 바람직하다”며 “정기국회의 가장 중요한 일인 내년도 예산안과 각종 현안 등에 대한 처리가 어느 정도 완료된 후에 관련 논의가 가능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청와대가 개헌 논의를 주도할 여건은 아니라고 본다”며 “여야를 막론하고 의원들이 논의를 촉발시키는 것을 인위적으로 저지할 이유는 없다”고 덧붙였다. 지난 7일 대통령 중심제의 한계를 꼬집은 정진석 원내대표가 사흘 만에 다시 개헌론에 불을 지핀 것이다.


그러자 청와대는 곧바로 ‘속도조절’에 나섰다. 김재원 청와대 정무수석은 “지금은 개헌 이슈를 제기할 때가 아니라는 게 확고한 방침이다. 새누리당에서 자꾸 개헌 문제를 제기하면 당분간 개헌 얘기는 하지 않는 게 좋겠다는 의사를 당에 전달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이번 정기국회가 노동개혁 등 핵심 국정과제를 추진할 마지막 기회인 만큼 개헌 논의가 모든 이슈를 집어삼키는 ‘블랙홀’로 작용해서는 안 된다는 의중을 드러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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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정진석 원내대표는 서울경제신문과의 통화에서 “글쎄 무슨 뜻으로 (청와대에서) 그렇게 얘기했는지는 모르겠다”며 “내가 당장 개헌특위를 구성하겠다는 게 아니잖느냐. 야당에서 얘기를 꺼내면 그때 가서 논의를 하겠다는 건데…”라며 불편한 기색을 내비쳤다.

개헌안은 국회 재적의원 3분의2(200석) 이상이 찬성해야 국민투표에 부칠 수 있는데 청와대가 끝까지 반대 입장을 고수하면 ‘개헌선’ 확보가 여의치 않을 가능성이 높다. 다만 차기 대선 국면에서 여권 후보가 뚜렷한 존재감을 드러내지 못한다면 청와대·친박계도 ‘권력 분점’을 목표로 ‘개헌 찬성’ 입장으로 선회할 것이라는 전망이 흘러나온다.

나윤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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