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기업

메가펀드로 'K바이오' 퀀텀점프 길 열자

글로벌제약사 매년 수兆 신약투자

국내사는 1,000억~2,000억 그쳐

최소 5조 펀드 조성...격차 좁혀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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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1위 제약사인 스위스 노바티스가 연구개발(R&D)에 투입한 자금은 지난 2014년에만 무려 82억1,800만유로(약 10조2,000억원)에 달한다. 로슈나 존슨앤존슨 같은 글로벌 제약사도 매년 수조원을 투자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어떨까. ‘빅3’인 유한양행과 한미약품·녹십자의 지난해 매출은 1조원 안팎, R&D 비용은 1,000억~2,000억원 수준이다. 처음부터 경쟁이 되지 않는 구조다. 정부가 ‘바이오헬스 7대 강국’ 진입을 기치로 내걸고 여러 육성책을 내놓았지만 목표 달성이 불가능한 ‘장밋빛 청사진’에 불과하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는 이유다. 올 들어 정부는 1,500억원 규모의 ‘글로벌헬스케어펀드’를 조성했지만 평균 비용 2억달러에 성공률 5%인 신약 개발의 특성을 감안하면 턱없이 부족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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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공학백서에 따르면 오는 2024년 글로벌 제약·바이오 시장 규모는 2조6,000억달러로 반도체와 화학·자동차 등 우리나라 3대 수출산업의 세계 시장 규모(2조5,900억달러)보다 커진다. 하지만 우리나라에는 글로벌 50대 제약기업은커녕 ‘블록버스터’라고 부를 만한 신약도 없다. 정부가 현 수준의 면피성 육성책이나 미봉책으로 일관할 경우 시장 대부분을 잃을 게 뻔한 상황이다. 이미 한미약품의 신약기술 수출 해지와 늑장 공시 파문에서 ‘코리아 바이오’의 길이 그만큼 험난하다는 사실이 충분히 입증됐다.

이 때문에 국내 바이오 산업의 ‘퀀텀점프(Quantum Jump)’를 위해서는 획기적인 발상의 대전환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전문가들은 최소 5조원 규모의 바이오 ‘메가펀드’가 혁명적인 돌파구가 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과거 우리나라가 초기 대규모 집중투자에 힘입어 제조업 강국으로 올라선 것처럼 초대형 펀드를 만들어 선진국과의 격차를 단숨에 좁히자는 것이다. 선진국은 이미 메가펀드 조성에 속도를 내고 있다. 지난해 영국 런던시는 미국을 따라잡기 위해 100억파운드(약 13조8,800억원) 규모의 메가펀드를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미국 매사추세츠공대(MIT)도 암치료 신약 개발을 위한 메가펀드를 준비하고 있다. 임상혁 전국경제인연합회 전무는 “바이오는 부가가치가 높은 산업으로 대규모 투자를 통해 산업을 육성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영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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