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장품 광고 모델을 거쳐 ‘연예인’으로 화려한 삶을 살았던 로비스트 린다 김이 필로폰을 투약한 혐의로 10일 구속됐다.
경찰에 따르면 린다 김은 지난 6~9월 서울 강남 한 빌라에서 커피에 필로폰을 타 마시는 수법으로 수차례 필로폰을 투약한 혐의를 받고 있다. 앞서 경찰은 지난 5일 린다 김에 대해 필로폰 투약 혐의로 법원으로부터 체포영장을 발부받아 체포했다.
1973년 ‘김아라’라는 예명으로 영화 ‘교장선생 상경기’, ‘청바지’ 등에 단역으로 출연하고, 1977년 유명 레코드사에서 ‘그땐 몰랐네’ 음반을 내며 연예인의 길을 걸었던 린다김은 친구의 소개로 터키 출신 무기거래상을 알게 되면서 로비스트의 길을 걸었다.
그는 1996년 국방부 통신감청용 정찰기 도입 사업인 백두사업의 납품업체 선정과정에서 로비스트로 등장해 화제가 됐으며 당시 그의 로비는 ‘애정 스캔들’로 퍼지기도 했다.
당시 그와 연서를 주고받은 A 장관이 언론 인터뷰를 통해 “린다 김과 두 차례에 걸쳐 부적절한 관계를 가졌다”며 “린다 김이 돈이 아니라 다른 방식으로 로비한다는 사실을 나중에야 깨달았다”고 말해 파문이 일기도 했다.
린다 김은 1995∼1997년 군 관계자들로부터 공대지유도탄, 항공전자 장비 구매사업 등 2급 군사비밀을 불법으로 빼내고 백두사업과 관련해 군 관계자에게 뇌물을 건넨 혐의(군사기밀보호법 위반)로 2000년 재판에 넘겨졌다.
린다 김은 2001년 출간한 자서전을 통해 실패로 끝난 재벌 2세와의 첫사랑, 화장품 광고모델을 계기로 연예계와 인연을 맺은 뒤 당시 정권의 실세였던 박종규 경호실장과 이후락 비서실장을 호텔에서 만났던 일, A 장관 등과의 관계, 무기중개상이 된 사연 등을 공개했다.
또 A 장관에 대해 자신으로 인해 가장 오해를 많이 받았다고 안타까워하면서 ‘부적절한 관계’는 아니었다고 밝히기도 했다. 책에는 첫사랑이던 12년 연상의 재벌 2세 남성과는 여고 2학년 때 만나 삼청동에 살림을 차렸다가 3년 만에 유부남인 것을 알고 헤어지는 아픔을 겪었다고 회고했다.
하지만 린다 김은 지난 7월 5,000만원을 빌려 쓰고도 갚지 않고 오히려 채권자를 폭행한 혐의로 불구속 입건됐다.
지난해 12월 15일 인천 영종도의 한 카지노 호텔 방에서 관광가이드 정모(32)씨로부터 5,000여만원을 빌린 뒤 갚았지만 이틀 뒤인 같은 달 17일 정씨에게 ‘5,000만원을 더 빌려달라’고 요구했다가 거절당하자 호텔 방에서 뺨을 때리고 욕설한 혐의로 피소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