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경제·마켓

유가 1년래 최고치…60弗까지는 '글쎄'

러 감산 동참 시사에 강세

美 셰일 재가동 가능성 커

상승폭은 제한적일 듯

1215A02 WTI 가격 추이1215A02 WTI 가격 추이


석유수출국기구(OPEC) 회원국은 물론 러시아 등 비회원국들까지 산유량 조절에 동참할 움직임을 보이면서 국제유가가 1년여 만에 최고 수준으로 치솟았다. 투기자본들은 일제히 원유선물 매수 포지션을 늘리며 가격 상승에 베팅하고 있지만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유가가 배럴당 60달러선까지 가기 어렵다는 전망이 우세하다.

10일(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서부텍사스산원유(WTI) 11월 인도분 가격은 전거래일보다 3.1% 오른 배럴당 51.35달러로 장을 마쳤다. 종가 기준으로 지난해 7월 이후 1년3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런던 ICE선물거래소에서도 북해산브렌트유 12월 인도분이 전거래일보다 2.3% 오른 배럴당 53.14달러로 마감해 1년1개월 만에 최고점을 찍었다.

최근 유가 상승은 지난 9월 비공식회담의 합의 내용대로 오는 11월 열리는 OPEC 정례회의에서 회원국들이 정식 감산에 나설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해졌기 때문이다. 특히 이날은 터키 이스탄불에서 열리는 제23회 세계에너지총회에 참석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러시아도 생산량 조절에 함께할 준비가 돼 있다”는 발언이 전해지면서 비회원국들까지 산유량 조절에 합세할 수 있다는 기대감이 커졌다.


헤지펀드 등 투기자본들은 일제히 원유매수 포지션을 늘리며 유가 추가 상승에 베팅했다. ICE에 따르면 북해산브렌트유 선물의 순매수 포지션은 10일 기준 3억5,900만배럴로 전주 대비 24%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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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전문가들은 다음달 회의에서 OPEC이 최종 합의에 이르더라도 유가를 크게 끌어올리기 어렵다는 관측을 내놓았다. WSJ는 13개 투자은행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브렌트유 가격이 올해 말까지 배럴당 50달러 아래에서, 내년에는 60달러 아래에서 움직일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이란·리비아·나이지리아 등 일부 회원국의 합의이행 의지에 의구심이 제기되는데다 생산을 멈췄던 미국 셰일업체들도 유가 회복과 동시에 재가동에 들어갈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다음달 OPEC의 합의가 1986년의 전철을 밟을 수 있다는 비관적 전망까지 나온다.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1986년 당시 OPEC은 국가별 생산쿼터를 부활시켰지만 유가는 채 1년을 버티지 못하고 다시 내림세로 돌아섰다. 일부 회원국들이 야금야금 생산량을 늘려 쿼터를 무력화시킨데다 영국 등 비OPEC 국가의 점유율이 늘어났기 때문이다.

연유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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