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코카콜라 등 美음료단체 '설탕세 죽이기' 로비 발각



코카콜라 등 미국 음료업계가 미국 내 96개 유명 보건단체 등에 전방위 로비를 벌인 사태가 드러났다.

12일(현지시간) 의학전문지 메디컬익스프레스 등에 따르면, 보스턴대학 의대 마이클 지겔 교수팀은 설탕세 등 규제를 저지하기 위해 음료업계 후원과 로비 실태를 낱낱이 추적해 미국예방의학회지(AJPM)에 게재했다. 과거 탄산음료 업체들의 후원과 로비, 연구결과 편향 등이 드러나 보도된 일이 몇 차례 있었지만 이번 지겔 교수팀의 조사결과는 더 많은 사실까지 샅샅이 찾아낸 종합 보고서다. 보고서에 따르면 단체들의 전방위 로비 실태가 정리돼 있다.


미국당뇨협회(ADA)는 2012~2014년 14만 달러, 미국심장협회(AHA)는 2010~2015년에 40만 달러의 코카콜라 후원금을 받았다.

미국당뇨협회는 당뇨병이나 심장질환이 비만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는 걸 누구보다 잘 아는 협회지만 설탕이 잔뜩 들어간 탄산음료 소비를 줄이려는 노력에는 그동안 소극적이었다.

미국 ‘영양 및 식이요법학회(AND)’도 뉴욕시가 2012년 대용량 탄산음료 판매 금지 입법을 추진할 때 지지하지 않았지만 추후 2012~2013년 코카콜라에서 87만5,000달러(9억8,000만원)을 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아동구호단체 세이브더칠드런은 2009년까지 아동 비만 주범 중 하나인 탄산음료에 대해 과세하자는 방안을 활발히 지지했지만 2010년 갑자기 활동을 중단했다. 이후 세이브더칠드런은 2009년 펩시콜라로부터 500만 달러(약56억원)를 후원받고 코카콜라에도 지원을 요청한 사실이 드러났다.


코카콜라는 지난해 8월 비영리단체 국제에너지균형네트워크(GEBN) 창설에 140만 달러를 후원하고 창설자 중 2명의 연구에 400만 달러를 지원했다. 원래 이 단체는 비만과 관련한 음식과 탄산음료의 역할을 축소하는 대신 운동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지만 관련 활동을 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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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겔 교수팀이 2011년부터 2015년까지 5년간 조사한 데는 의료인, 전문가 단체 뿐 아니라 국제적으로 공신력있는 단체들도 대거 포함돼있다.

심지어 정부기관인 국립보건원(NIH)이 400만 달러, 질병통제예방센터(CDC)도 거액을 지원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이 같은 논문 내용이 미국 언론에 보도된 이후 세이브더칠드런 측은 2011년부터는 아동보건교육 등에 활동 중점을 두기로 한 것뿐이며 음료업체 지원은 아무런 영향도 주지 못했다고 해명했다.

당뇨협회는 “우리는 1형당뇨(선천성 또는 소아당뇨)와 자가면역질환 예방이 주목적”이라고 밝혔다.

다음 달 미국 내 4개 도시에서 탄산음료세 부과 등 조례 찬반 투표가 실시될 예정인 가운데 음료협회와 주요 업체들은 반대 광고에만 수백만달러를 쓰며 저지 로비를 벌이고 있다.

정수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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