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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가세 인상, 연구해볼 수도"

유일호 부총리, 기재위 국감답변

유일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5일 국회에서 열린 국회 기획재정위 국정감사에서 의원질의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유일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5일 국회에서 열린 국회 기획재정위 국정감사에서 의원질의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유일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12일 “부가세 인상에 대해 연구해볼 수 있다”고 밝혔다. 국회 기재위 국정감사에서 “복지 증가 등 추가적인 재정수요를 무엇으로 메우려 하느냐”는 김종인 전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회 대표의 질문에 대한 답이었다. 최근 여야를 막론하고 재정확충을 위한 ‘부가세인상론’이 터져 나오는 가운데 나온 발언이라 주목된다.


유일호 경제부총리는 이날 국회 기재위 국정감사에서 “조세부담률을 늘리기 위해 말만 하고 40년 가까이 실행을 못하는 게 부가가치세 개편”이라는 김종인 전 더민주 대표의 지적에 이같이 답했다.

김종인 전 대표는 “추가 재정수요가 있는데 법인세도 못 올린다. 소득세도 올리기 힘들다고 하면 어딘가 세제를 움직여줘야 하지 않느냐”면서 “(그런데) 세수증가에 활용하기 위해 지난 1977년 도입된 부가가치세는 40년 동안이나 10% 세율에 꽉 묶여 운용할 수가 없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기재부는 부가가치세 문제를 회피하려 하고 조세학회에서 연구해보라는 식으로 운영하는데 이런 식으로는 절대 세제의 효율을 가져올 수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에 유일호 부총리는 “부가가치세 세율에 대해 연구해보는 것은 가능하다고 본다”며 “결정은 역시 국회에서 할 일이지만 (정부가) 연구는 할 수 있다”고 답변했다. 이는 부가세 인상 가능성을 열어 놓은 답변으로 해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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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야를 가리지 않고 터져 나오는 부가세 인상 논의는 4월 새누리당에서 먼저 고개를 들었다. 강봉균 전 새누리당 공동선거대책위원장은 지난 20대 총선 기간에 “일본이 증세를 얘기하지 않고 (돈을) 쓰기만 해 10년 새 세계 1등의 국가부채를 진 나라가 됐다”며 “그렇게 (증세를) 안 하면 우리도 일본처럼 된다”고 증세의 필요성을 지적했다. 그러면서 “법인세 인상이나 부자증세 등을 통한 분배개선 방식은 효과가 제한적일 뿐 아니라 산업경쟁력 약화의 요인”이라고 꼬집기도 했다.

국회 기재위 소속인 추경호 새누리당 의원도 앞서 “증세가 필요하다면 부가세를 먼저 올려야 한다는 게 경제전문가들의 공통된 의견”이라며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서도 한국이 만약 증세를 한다면 직접세보다 부가세 등 소비세 쪽으로 접근하라고 권고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이종구 새누리당 의원 또한 4월 “만약 세금을 올린다면 부가세를 올리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기재부는 여전히 부가세 문제에 매우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기재부 관계자는 “일본이 민주당의 노다 요시히코 전 총리에서 2012년 말 자민당의 아베 신조 현 총리로 정권이 교체된 데는 노다 전 총리가 소비세 인상안을 들고 나온 게 결정적이었다”며 “부가세율 인상은 정권을 내놓을 각오로 해야 한다. 지금과 같이 소비도 살지 않고 대선 국면에 들어갈 때는 부가세를 조정하기 힘들다”고 밝혔다.

기재부는 8월 국회에 제출한 ‘2016 세법개정안’에서 밝힌 중장기 조세정책 방향에서도 부가세율에 대해 언급하지 않았다. 당시 기재부는 “한국의 총조세에서 부가세가 차지하는 비중은 24.2%(2013년 기준)로 OECD의 28%에 못 미치며 국내총생산(GDP)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4.1%로 OECD 평균 6.8%에 미달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보완 방안으로 부가세 면제 및 비과세 감면제도를 정비해 과세범위를 지속적으로 확대해야 한다”고 지적하며 세율에 대한 언급은 뺐다. 기재부는 “금융보험용역·의료보건용역 등에 부가세가 면제되고 있고 신용카드 매출세액 공제 등 비과세 감면제도도 비교적 넓게 운영된다”며 “과세형평·소비 등 경제활동에 미치는 영향 등 중산·서민층의 부담을 고려해 중장기적으로 과세범위를 지속적으로 확대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박효정기자 세종=이태규기자 jpark@sedaily.com

박효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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