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기업

전경련 탈퇴 1호는 세종문화회관

"전경련 해체" 서울시장 의중 반영

수출입은행 등 국책은행들도 검토

회원사 연쇄탈퇴 가능성 배제 못해

세종문화회관이 최근 미르·K스포츠재단 관련 기업 모금 과정에 개입한 사실이 드러나면서 해체 요구를 받고 있는 전국경제인연합회를 탈퇴하기로 했다. KDB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IBK기업은행 등 국책 은행과 공공기관들에 대한 전경련 탈퇴 요구가 거세지고 있는 가운데 다른 회원사들의 연쇄 탈퇴로 이어질지 주목된다.

세종문화회관 관계자는 12일 “전날 오전 전경련에 회원 탈퇴 요청 문서를 보낸 후 탈퇴 승인 절차를 진행하겠다는 회신을 받았다”고 밝혔다.

세종문화회관은 지난 2014년 2월 서울시 투자·출연기관 중 처음으로 전경련에 가입했다. 재정을 서울시의 출연금에만 의존하지 않고 기업과의 네트워크를 확대해 민간 후원을 확대하겠다는 취지였다. 가입 당시에도 서울시의회를 중심으로 비영리법인이 경제단체에 가입하는 것을 두고 공공성을 해친다는 이유로 논란이 됐다.


그러나 가입 이후 후원 등에서 뚜렷한 성과를 보이지 않은데다 올 들어 전경련이 보수단체인 어버이연합을 우회지원하고 미르·K스포츠재단 출연금 모금 과정에 주도적으로 개입한 사실이 드러나면서 해체 요구가 비등해지자 회원사 자격을 유지하는 데 부담을 느껴 탈퇴를 결정한 것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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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전경련을 정경유착의 고리로 꼽으며 해체를 요구해온 박원순 서울시장의 의중이 탈퇴 결정에 반영됐다는 해석이 우세하다. 박 시장은 지난 6일 저녁 서울 노량진 고시촌 청년들과의 만남의 자리에서 “(미르·K스포츠재단) 설립 허가가 난 지 하루 만에 600억원이 모금됐다”며 “정경유착, 수금기관으로 전락한 것을 완전히 뜯어고쳐야 한다”고 지적한 바 있다. 세종문화회관의 상급 기관장인 서울시장이 전경련 해체를 주장하고 있는 상황에서 산하단체가 회원사로 남아있는 데 대한 비판 여론도 의식한 것으로 보인다.

세종문화회관 측은 “초기 논란 등으로 가입 후 월 10만원의 회비를 한번도 내지 않는 등 활발하게 활동하지 않았다”면서 “최근 전경련과 관련한 논란이 있어 탈퇴를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국정감사에서 국책은행인 KDB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IBK기업은행 등도 전경련 탈퇴 의사를 묻는 국회의원들의 질의에 “검토하겠다”고 답한 바 있어 세종문화회관에 이어 추가 탈퇴 회원사가 나올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성행경·김민정기자 saint@sedaily.com

성행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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