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에 주가연계증권(ELS)을 편입하는 펀드가 첫선을 보인 지 2년이 지났다. 상품 설계가 어려운 탓에 국내 출시된 상품은 단 2개. 삼성자산운용의 ‘삼성 ELS인덱스증권자투자신탁 HE-1호’와 한국투자신탁운용의 ‘ELS지수연계솔루션증권 투자신탁’이 주인공이다. 상품 개발이 어려웠던 만큼 두 회사는 2년 전 ELS 펀드 출시 당시 금융당국에 배타적 사용권을 나란히 신청할 정도로 지적 재산권 견제가 심했다.
만기 1년을 앞둔 2개 펀드의 성적표는 어떨까. 두 펀드는 녹인(원금손실진입구간·Knock In) 위험이 없고 가입과 환매가 자유롭다는 장점은 비슷하다. 만기 3년짜리 ELS를 담은 것도 같다.
관심사인 수익률은 우열을 가리기 어려운 상황이다. 12일 한국펀드평가 펀드스퀘어에 따르면 삼성 ELS펀드의 1년 수익률은 4.44%로 한투 ELS솔루션펀드의 2.43%보다 약간 앞선다. 비교 기간을 6개월로 줄여도 성적표는 대체로 엇비슷하다. 6개월 수익률은 15.80%(한투)와 10.61%다.
그러나 베끼기 시비에도 상품 구조는 확연히 다르다. 삼성펀드는 유로스톡스50지수와 홍콩항셍중국기업지수(HSCEI)를 기반으로 한 ELS 13개에 투자한다. 증권사들이 제시하는 ELS 호가를 기반으로 시장가격을 그대로 반영한다. 인덱스 형식으로 운용되는 탓에 지수가 떨어졌을 때 위험관리(헤지)가 불가능하다.
반면 한투펀드는 유로스톡스50지수와 HSCEI지수를 기초자산으로 하는 ELS 20개를 담는 것은 비슷하지만 지수가 하락했을 때 지수선물을 매도함으로 헤지가 가능하다. 헤지의 비중은 ELS 델타값(기초자산 가격 변동에 따른 옵션 가격의 변화)에 따라 정해진다. 헤지 비용은 수익률에는 영향을 주지만 그다지 크지 않은 수준이다.
덕분에 ELS보다 안정적인 투자를 원하는 개인투자자들이 ELS펀드에 몰리고 있다. 개인투자자들의 자금이 몰리는 두 펀드 ‘A’클래스의 설정액은 12일 기준 삼성ELS인덱스가 210억원, 한투ELS솔루션펀드가 240억원으로 집계됐다. 하지만 두 펀드 모두 기관투자가의 자금은 없는 상태다. 자금을 유입했던 기관투자가들이 HSCEI지수 폭락 시 손절매(로스컷) 한도 제한으로 환매한 경우도 있고, 1년 투자를 목표로 자금을 유입했다가 기간이 만료돼 환매한 경우도 있다는 설명이다.
업계 관계자는 “ELS펀드에 가입한 투자자는 풋옵션(매도권리·Put Option)을 판 구조와 같아 만기가 다가올수록 변동성이 낮은 상품이 성과가 좋다”며 “두 펀드의 한 사이클(3년)이 지난 뒤 투자하기 위해 기다리는 기관투자가들이 늘어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