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이터에 따르면 필리핀의 한 관리는 두테르테 대통령이 20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만난 자리에서 남중국해에서 필리핀 어부들의 처지와 관련한 문제를 논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스카보러 암초에 인공섬 건설을 추진하는 중국은 필리핀 어부들의 암초 접근을 막아왔다. 국제상설중재재판소(PCA)가 지난 7월 중국이 남중국해 대부분의 영유권을 주장하는 것은 법적 근거가 없다며 필리핀의 손을 들어줬으나, 중국이 판결 수용을 거부하며 물리력을 동원해 필리핀의 조업을 계속 막고 있다. 중국 측 소식통은 중국과 필리핀 어부를 언급하면서 “모든 사람이 (스카보러 암초)에 갈 수 있다. 단, 조건이 붙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소식통은 조건과 관련해선 “두 나라가 세부 사항을 해결하기 위한 실무 그룹을 만들어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른 소식통도 “(양국 정상회담이) 대본대로 모든 게 진행된다면 어장 협력은 두테르테의 방문 중에 서명이 이뤄질 10대 항목 가운데 하나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소식통은 “(두 나라는) ‘아로요 시대’로 돌아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필리핀의 글로리아 아로요 전 대통령(2001∼2010년)집권 시절에 중국과 필리핀의 어선 모두는 스카보러 암초 주변 수역에 접근할 수 있었다. 필리핀의 페르펙토 야사이 외무장관은 로이터 보도와 관련해 “지금은 얘기할 것이 없다”고 말했다.
다만 양국이 남중국해에서 공동 순찰을 나서는 데 합의할지는 불명확하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두테르테 대통령이 취임한 올해 6월 말 이후 필리핀은 전통적인 우방인 미국에 거리를 두는 대신 친중국 행보를 강화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