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생활

'허니칩' 열풍 이끈 해태, 이번엔 두께로 승부

감자칩 야심작 '허니더블칩' 출시

1.8㎜ 두께에 특허기술 적용

바삭하면서 촉촉한 식감 살려

팝업스토어서 시제품 선판매

고객 의견 적극 반영해 개발









해태제과에 감자칩은 늘 ‘아픈 손가락’이었다. 지난 1945년 국내 최초 제과기업으로 출발해 ‘홈런볼’과 ‘오예스’ 같은 장수 제품을 배출했지만 감자칩 ‘생생칩’은 오리온(001800) ‘포카칩’과 농심(004370) ‘수미칩’에 밀려 아쉬운 입맛을 다셔야 했다. 감자칩 시장의 만년 후발주자였던 해태의 구원투수로 등장한 제품이 2014년 8월 출시한 ‘허니버터칩’이다. 신정훈(사진) 대표가 야심작으로 내놓은 허니버터칩은 한때 품귀현상까지 빚을 정도로 폭발적인 인기를 모았다. 뒤이어 선보인 ‘허니통통’도 기대 이상의 성적을 거두며 해태는 단숨에 국내 감자칩 시장 2위 업체로 올라섰다. 하지만 30년 가까이 국내 감자칩 시장 1위로 군림해온 포카칩의 아성을 뛰어넘지는 못했다.


해태제과가 19일 ‘허니’ 시리즈의 세 번째 제품인 허니더블칩을 출시하고 감자칩 시장 1위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찐 감자 느낌이 나도록 생감자를 두툼하게 썰어 기존 감자칩과 차별화하고 개발 단계에서부터 고객의 의견을 적극 반영했다는 점이 이번 신제품의 경쟁력이다.

허니더블칩의 가장 큰 특징은 두께다. 기존에도 두껍게 감자를 썰어낸 제품은 여럿 있었으나 해태제과는 최고의 식감을 구현하기 위해 2㎜ 두께의 감자칩을 표본으로 0.1㎜씩 미세하게 두께를 조정하는 연구에 2년 가까이 매달렸다. 그 결과 1.8㎜가 감자 특유의 바삭한 맛을 살려주는 최적의 두께라는 결론을 얻었다.


물결 모양으로 감자칩을 잘라내는 기술도 이번에 처음으로 도입했다. 해태제과는 감자칩을 구불구불하게 썰어내는 ‘웨이브 커팅’ 기술을 적용해 감자칩 단면을 기존보다 20%가량 늘렸다. 단면이 늘어나면 허니버터 양념을 골고루 뿌릴 수 있고 식감도 한층 개선되는 장점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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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태제과는 허니더블칩을 개발하면서 찐 감자의 맛을 살리는 데 70년 역사의 제과 기술력을 쏟아부었다. 기존 감자칩이 모두 감자튀김의 연장선에 있었던 반면 허니더블칩은 집에서 먹는 찐 감자의 맛과 식감에 집중했다. 냉동감자가 아닌 수확한 지 3개월 이내의 생감자를 사용하고 수분을 장기간 함유하는 특허기술이 더해졌다. 출시를 앞두고 진행한 고객평가에서는 “기존 감자칩에서 맛볼 수 없었던 바삭하면서 촉촉한 식감”이라는 답변을 얻었다.

연구원과 고객이 함께 소통하면서 탄생한 제품이라는 점도 눈에 띈다. 해태제과는 지난해 말부터 서울 홍대와 동대문에서 운영해온 팝업스토어 ‘해태로’에 허니더블칩 시제품을 판매하고 고객의 반응을 살폈다. 감자 본연의 담백하면서 바삭한 맛을 원하는 고객의 요청이 잇따르자 해태제과는 정식으로 제품 개발에 나섰다. 통상 연구소에서 먼저 시제품을 개발한 뒤 고객평가를 거치는 개발 방식 대신 처음부터 고객의 의견을 반영해 시제품을 만드는 역발상 전략을 적용했다.

허니더블칩의 등장으로 국내 감자칩 시장의 주도권 경쟁은 더욱 달아오를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해 브랜드별 감자칩 매출을 보면 포카칩(오리온)이 1,510억원으로 1위를 차지했고 해태제과 허니버터칩(970억원)과 허니통통(870억원)이 2위와 3위에 이름을 올렸다. 농심 수미칩(450억원)과 오리온 스윙칩(320억원)도 마니아층이 두터워 해태제과의 공세에 맞서 오리온과 농심의 대응도 본격화될 것으로 보인다.

해태제과 관계자는 “‘허니더블칩’은 닫혀 있는 연구실이 아닌 시장에서 고객과의 소통을 통해 만들어진 제품”이라며 “앞으로도 해태로를 신제품 개발의 산실로 삼아 국내는 물론 글로벌 시장 공략을 위한 전략 제품을 지속적으로 선보일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지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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