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규제완화·배당확대·실적개선...은행주 '3박자 상승'

'대손준비금 보통주 자본 인정'

규제완화로 배당매력 커지고

3분기 실적개선 전망 이어지며

우리銀 이달 주가 9% 상승 등

주요 은행 연일 신고가 경신



은행주가 자본건전성 규제 완화, 실적개선, 배당 매력의 3박자에 상승세를 타고 있다. 특히 이달 초 금융당국이 발표한 대손준비금을 보통주 자본으로 인정하는 ‘은행업 감독 규정 및 세칙 개정’은 국내 은행의 과도한 자본 확충에 대한 부담을 덜어줬다.

1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금융지주 등이 포함된 KRX 은행업 지수는 4거래일째 상승세를 이어가며 연중 최고치를 기록했다. 우리·기업·광주·제주 등 은행만으로 구성된 거래소 은행업 지수도 3.34%나 상승하며 전 업종 가운데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개별 은행 가운데는 지분매각 이슈까지 더해 있는 우리은행(000030)의 상승이 가장 눈에 띈다. 우리은행은 이날 전 거래일 대비 5.02% 오른 1만2,550원에 장을 마감했다. 이달 들어 주가가 약 9%가량 상승하며 종가 기준 연중 최고가를 다시 경신했다. 기업은행(024110)과 신한지주(055550)도 각각 1.56%, 0.34% 상승하며 연중 신고가를 기록했다. 전일 연중 최고가 기록을 갈아치운 하나금융지주(086790)와 KB금융(105560)은 각각 -0.31%, -0.24%로 소폭 하락했다.


최근 은행업의 주가 상승은 그동안 은행주들의 발목을 잡고 있던 규제 완화가 가장 큰 영향을 미쳤다. 특히 규제 완화에 따라 은행들이 과도한 자본금 확충의 굴레에서 벗어나며 배당 여력이 높아질 것이라는 분석은 은행주를 오랜만에 매력적인 투자처로 부상시켰다. 지난 7일 금융당국이 발표한 은행업 감독 규정 및 세칙 개정은 대손준비금을 보통주 자본으로 인정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은행은 보통 대출 부실 등의 상황에 대비해 대손준비금을 쌓는데 그동안 국내 시중은행은 이익잉여금에서 대손준비금을 적립해 외국 은행에 비해 자본 부담이 컸다. 또한 이익잉여금을 원칙적으로 보통주 자본으로 인정하는 국제 기준과 달리 보통주 자본 인정 범위가 협소해 대손준비금이 자본금으로 인정되지 않았다. 결국 국내 은행은 자본금을 늘려 자기자본비율 규제를 준수하기 위해 추가적으로 비용을 들일 수밖에 없었고 이러한 과도한 자본금 확충의 비용은 수익성 악화의 요인이 됐다. 이에 따라 이번 세칙 개정은 은행의 수익성을 개선할 뿐만 아니라 배당 여력 확대로도 이어질 것으로 전문가들은 분석했다. 김인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정부의 대손준비금 규제 개선으로 은행의 지본금이 늘고 대출 성장 확대를 통한 수익성 증가와 배당 여력 확대에 따른 배당 수익률 제고가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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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4분기 실적개선 전망도 주가에 긍정적이다. 금융정보업체 와이즈에프엔에 따르면 하나금융지주와 KB금융의 지배지분 순이익(지주회사의 자회사 지분에 따른 순이익)은 지난해 3·4분기 대비 각각 33.04%, 19.65% 상승할 것으로 전망되며 기업은행은 전년 동기 대비 17.14% 개선이 예상된다. 우리은행은 이날 올해 3·4분기 당기순이익이 시장 전망치인 3,447억원을 웃도는 3,556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지배지분순이익도 3,556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0% 늘었다. 실적 증가와 규제 완화에 따라 재무상황 개선은 투자자들에 은행주를 수익성과 안정성이 뛰어난 투자처로 인식하게 한다. 우리은행은 3·4분기 말 기준 고정이하여신비율이 1.05%를 기록했고 조선 3사(SPP조선·대선조선·STX조선)를 제외한 NPL(금융회사 부실채권) 비율은 0.97%로 떨어졌다. 수익성과 건전성이 2008년 금융위기 이후 가장 양호한 수준으로 개선된 것이다. 여기에 대손충당금 적립 비율은 155.9%로 전년 말 대비 34.4%포인트 상승해 향후 발생할 신용 이벤트에 대비할 정도의 손실 흡수능력을 확보한 것으로 보인다. 유승창 KB투자증권 연구원은 “2010년 이후 지속된 금리 하락 속도 둔화 가능성이 높은 점도 주가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향후 은행업종 지수는 저평가 매력과 배당수익률 상승으로 양호한 흐름을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서지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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