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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표주 대차잔액 역대 최고...증시 상승 발목 잡히나

4월 60조이후 최고수준 유지

삼성전자·셀트리온·네이버 등

시총 순위 높은 종목에 집중

공매도로 이어질 가능성 커



올 들어 투자가들이 주식을 빌린 뒤 아직 갚지 않은 대차거래 잔액이 사상 첫 60조원을 돌파한 가운데 대차잔액 상위 10개 종목으로 구성된 ‘대차잔액 TOP10 지수’ 역시 통계 집계 이후 역대 최고 수준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주식시장이 연내 미국 금리 인상과 3·4분기 기업 실적 하향 조정 등 대내외 악재에 박스권에 갇힌 상황에서 공매도 대기 물량인 대차잔액이 늘고 있어 향후 지수 상승의 걸림돌이 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1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유가증권과 코스닥시장의 대차잔액은 지난 4월 역대 처음으로 60조원을 넘어선 뒤 60조~62조원 사이를 오르내리고 있다. 대차잔액은 2014년 11월 처음으로 50조원을 돌파한 지 불과 1년 반 만에 10조원 이상이 불어났다.

대차잔액은 주식을 장기로 보유한 기관투자가가 주로 외국인 또는 다른 기관투자가에게 수수료를 받고 주식을 빌려준 금액을 의미한다. 대차잔액이 늘면 공매도 금액도 같이 늘어나는 경향이 있다. 대차거래를 주가 하락에 베팅한 투자자들이 공매도 목적으로 이용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실제 올 초 54조원 수준이던 대차잔액이 62조원까지 증가한 5월까지 국내 주식시장에서 공매도 비중(하루 거래량 대비)도 4~5%대의 높은 비중을 보였다. 대차잔액이 59조원 수준으로 잠깐 하락했던 6월 공매도 비중도 2.70%로 줄었지만 7월부터 다시 대차잔액이 상승 국면으로 돌아서자 공매도 비중도 4%대로 회복했다.


잠재적 공매도 대기물량인 대차 잔액은 주로 국내 업종 대장주에 집중돼 향후 지수 상승의 발목을 잡을 것으로 보인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최근 3개월간 대차거래 잔액이 가장 많은 종목은 코스피 대장주 삼성전자로 7조5,444억원을 기록했다. 코스닥 대장주 셀트리온이 2조4,000억원으로 뒤를 이었고 네이버(1조4,172억원), SK하이닉스(1조2,925억원), KB금융(1조2,863억원), 현대중공업(1조1,114억원), 현대차(8,220억원), KT&G(8,037억원), LG생활건강(8,006억원), LG전자(7,886억원) 등의 순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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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들 종목으로 구성된 ‘대차잔액 TOP10 지수’는 2012년 9월 통계 집계 이래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 중이다. 대차잔액 TOP10 지수는 7일(452.07포인트) 처음으로 450포인트를 돌파한 뒤 전날까지 8거래일 연속 450선을 유지하고 있다. 지기호 LIG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대차잔액이 바로 공매도와 연결되는 것은 아니지만 무차입 공매도(Naked short sale)가 금지된 우리나라 주식시장 환경을 감안하면 둘 사이에 연관관계를 부인할 수 없다”며 “대차잔액이 시총 순위가 높은 업종 대표 주에 집중됐다는 것은 지수 상승의 발목을 잡는 요인 중 하나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실제 거래소의 공매도 잔액 현황을 살펴보면 최근 대차잔액이 많았던 종목에 공매도도 꾸준히 이뤄진 것으로 집계됐다. 지난 13일 기준 셀트리온의 공매도 잔액(대차잔액에서 실제 공매도로 활용한 뒤 아직 갚지 않은 금액)이 1조184억원으로 가장 많았고 LG전자(3,568억원), 현대중공업(2,818억원), KB금융(2,368억원), LG생활건강(1,470억원) 등의 순이었다. 증권사의 한 연구원은 “대차잔액 가운데 실제 공매도를 하지 않아 아직까지 잠재적인 공매도 대기 물량으로 있는 금액까지 포함하면 공매도 잔액은 앞으로 더 늘어날 수 있다”고 말했다.

서민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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