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정책

[단독]현대상선, 선박펀드 통해 '한진 핵심자산' 사들인다

정부, 지원대상 항만터미널로 확대

'LA 롱비치터미널' 등 인수 유력

2015A01 선박신조지원2015A01 선박신조지원


정부가 1조4,000억원 규모로 조성하기로 한 선박신조지원프로그램(선박펀드)의 적용 대상을 확대해 현대상선의 한진해운 핵심자산 인수를 지원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미국 로스앤젤레스(LA) 롱비치터미널 등 한진해운이 보유한 인프라를 흡수해 현대상선을 대형 국적선사로 키우겠다는 복안이다. 19일 금융위원회와 해양수산부·해운업계에 따르면 정부는 현재 초대형 컨테이너선으로 국한된 선박펀드 적용 대상을 벌크선은 물론 항만 터미널 등으로 확대하는 방안을 유력하게 검토하고 있다. 금융위의 한 고위관계자는 “컨테이너선을 신규 발주하는 것만으로는 당장 글로벌 해운 업계에서 현대상선의 경쟁력을 담보하기 어렵다”며 “벌크선과 항만 터미널 등으로 선박펀드 활용 용도를 확대하는 방안을 들여다보고 있다”고 말했다. 금융위의 다른 관계자도 “한진해운이 보유한 선박도 대부분 노후해 현대상선이 선박펀드를 통해 이를 인수하는 것은 어렵다”면서도 “다만 항만 터미널 등 핵심자산의 경우 현대상선의 경쟁력 강화는 물론 수익성 측면에서도 충분히 고려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정부는 이달 말 발표하는 해운업 경쟁력 강화 방안에서 선박펀드 적용 대상을 벌크선은 물론 항만 터미널로 확대하는 방안을 공식화할 것으로 보인다.

정부가 선박펀드 적용 대상 확대로 현대상선을 우회 지원하기로 가닥을 잡은 것은 자금 여력이 없는 현대상선이 한진해운의 핵심자산을 인수함으로써 사실상 한진해운을 대체하는 효과를 내겠다는 포석이다. 대표적인 것이 한진해운이 지분 54%를 보유한 미국 LA의 롱비치터미널이다. 롱비치터미널의 2대 주주는 글로벌 해운동맹 2M 소속의 스위스 국적 해운사 MSC(46%)로 MSC는 한진해운 지분에 대한 우선매수청구권이 있다. 이와 관련해 내년부터 2M에 합류하는 현대상선은 현재 2M과 노선배분 작업을 진행하고 있으며 여기에는 롱비치터미널 지분 인수도 연계 협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벌크선의 경우 효율성을 위해 선박 교체가 필요한 상황인 점이 고려됐다. 특히 화주 네트워크가 상대적으로 취약한 현대상선 입장에서 볼 때도 단일 화주와 장기계약을 맺는 벌크선 부문을 키우는 것이 유리하다는 게 정부의 판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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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운업계의 한 고위관계자는 “컨테이너선을 몇 척 더 늘려서는 현대상선의 경쟁력을 높이는 데 한계가 있다”며 “국적선사가 하나 남은 상황을 고려할 때 다각적인 지원으로 현대상선의 위상을 높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조민규·한재영기자 세종=구경우기자 cmk25@sedaily.com

조민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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