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기업

러시아 바이어 홀린 굴삭기 군무…두산인프라 부활 날갯짓

[재도약 나선 두산인프라코어 군산공장 가보니]

英·러 등 건설 경기 회복에 장비 주문 급증

구조조정 마무리…8·9월 생산량 작년 넘어

지난 18일 두산인프라코어 전북 군산 공장을 찾은 러시아 건설·자원회사 관계자들이 조립을 마친 굴삭기의 검증 과정을 지켜보고 있다. /사진제공=두산인프라코어지난 18일 두산인프라코어 전북 군산 공장을 찾은 러시아 건설·자원회사 관계자들이 조립을 마친 굴삭기의 검증 과정을 지켜보고 있다. /사진제공=두산인프라코어




지난 18일 두산인프라코어 전북 군산 공장에서 굴삭기와 휠로더들이 러시아 건설·자원회사 관계자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기동하고 있다. /사진제공=두산인프라코어지난 18일 두산인프라코어 전북 군산 공장에서 굴삭기와 휠로더들이 러시아 건설·자원회사 관계자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기동하고 있다. /사진제공=두산인프라코어


지난 18일 두산인프라코어 전북 군산 공장을 찾은 러시아 건설·자원회사 관계자들이 굴삭기들의 화려한 군무를 감상하고 있다. /사진제공=두산인프라코어지난 18일 두산인프라코어 전북 군산 공장을 찾은 러시아 건설·자원회사 관계자들이 굴삭기들의 화려한 군무를 감상하고 있다. /사진제공=두산인프라코어


굴삭기들의 육중한 팔이 댄스 대결을 벌이는 길거리 청년들처럼 가볍고 장난스럽게 움직였다. 수십 톤에 이르는 굴삭기와 휠로더들은 넘어갈 듯 넘어가지 않는 아찔한 묘기를 선보였다. 지난 18일 두산인프라코어 전북 군산 공장에서는 가을 녘 따사로운 햇살 속에 건설장비들의 화려한 군무가 펼쳐졌다. 러시아에서 날아온 무뚝뚝한 인상의 두산인프라코어 고객들도 어린아이처럼 웃으며 박수를 쳤다.

이날 군무는 러시아 기업들의 요청으로 두산인프라코어가 마련했다. 장비를 주문하려는 건설회사·자원개발회사 관계자들이 굴삭기·휠로더를 생산하는 공장의 설비를 둘러보고 장비들의 기동을 보며 발주 여부를 결정하는 자리이기도 하다. 공장 관계자는 “건설·원자재 경기가 한창 좋던 2000년대 중반에는 군무를 본 직후 바로 군무에 쓰인 장비를 사가는 고객들도 많았다”고 말했다.


기자가 방문한 이날도 러시아 고객들은 장비를 직접 몰아본 뒤 만족감을 표시하며 “혹한에도 견딜 장비가 필요한데 우리를 위해 어떤 사양을 추가해줄 수 있느냐”고 물었다.

관련기사



최근 두산인프라코어는 그룹 차원에서 강도 높게 진행된 구조조정과 세계적 경기 침체로 실적 하락을 겪었다. 하지만 생산 현장에서는 열기가 느껴졌다. 요즘 들어 주요 시장인 중국을 비롯해 영국·러시아 등지의 건설 경기가 회복될 조짐을 보이면서 장비 주문이 늘었기 때문이다. 중국 굴삭기 시장은 올해 9월까지 누적 판매량이 전년 대비 5.3% 증가했다. 업계는 올해 5만8,000대 정도로 추산되는 중국 굴삭기 시장이 2018년에는 8만대로 성장할 것으로 기대한다.

실제로 두산인프라코어 군산 공장의 8~9월 장비 생산량은 전년보다 20%가량 많은 373대를 기록했다. 두산인프라코어 관계자는 “연간 총 4,800대를 만들 수 있는 군산 공장의 설비 규모를 꽉 채울 정도는 아니지만 지난해에 비해서는 상황이 한결 나아졌다”며 “직원들도 평균 30대 초반으로 젊고 시설도 최신식이라 공장의 활력은 상당히 좋은 편”이라고 말했다.

물론 두산인프라코어로서는 아직 안팎의 과제가 산적해 있다. 두산DST(현 한화디펜스)를 떼어내고 구조조정 과정에서 알짜사업부인 공작기계(현 두산공작기계)까지 매각하면서 사업 영역은 단출해졌다. 이런 가운데 캐터필러·고마쓰 같은 거대 경쟁사와의 대결은 한층 치열해진 상황이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과거 원자재 개발에 쓰이는 초대형 장비에 주력하던 캐터필러나 고마쓰 등이 시장 침체로 두산인프라코어의 영역이던 중소형 건설장비 시장까지 진입하고 있다”며 “안 그래도 줄어든 시장을 더 많은 업체가 나눠 가져야 한다”고 말했다.

한 차례 연기된 자회사 두산밥캣의 상장도 두산인프라코어가 해결해야 할 과제다. 당초 두산밥캣은 이달 코스피에 상장할 계획이었으나 수요 예측이 어긋나면서 미뤄졌다. 두산밥캣이 다음달 18일 물량을 축소하고 희망 공모가격을 낮춰 재상장을 시도할 계획이다. 두산은 두산밥캣이 상장에 성공하면 1조원 정도의 유동성을 확보해 재무구조 개선 작업을 마무리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군산=이종혁기자 2juzso@sedaily.com

이종혁 기자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