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기업

[발언대] 기업 비용절감, 어디서부터 해야할까

양희강 한국후지제록스 영업본부 부사장





순자(筍子)의 부국(富國)편에는 ‘개원절류(開源節流)’라는 말이 나온다. ‘원천은 열고 흐름을 줄인다’는 뜻인데 끊임없이 수입원을 개발하고 불필요한 지출은 줄이는 것이 부유한 나라를 이루기 위한 원칙이라는 이야기다. 이는 기업에도 그대로 적용된다. 새로운 기술과 서비스를 개발하고 새어 나가는 비용을 줄여야만 성장을 모색할 수 있다.


당연하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이를 제대로 지키는 기업은 의외로 많지 않다. 먼저 어디서 비용이 새어 나가는지 제대로 확인하지 않고 새로운 먹거리 개발에만 몰두하는 경우가 있다. 물론 새로운 수입원이 효과를 거둔다면 다행이지만 요즘 같은 불황에는 쉽지 않은 일이다. 특히 인건비를 줄여 회사를 유지하겠다는 것은 가장 위험한 발상이다. 회사의 성장 동력인 직원이 줄면 당장의 수익 구조는 개선될지 몰라도 향후 발전 가능성은 현저히 감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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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면 어떻게 성장 가능성을 저해하지 않고 지출을 줄일 수 있을까. 가장 좋은 방법은 기업 내 업무 프로세스를 효율적으로 개선하는 것이다. 최근 출시된 다양한 서비스와 솔루션을 활용하면 운영 비용 절감은 물론 업무 효율성까지 높일 수 있다.

예를 들어 사무직 사원들은 통합문서관리서비스(MPS)를 활용하면 프린트 기기, 토너 등 문서관리 비용을 줄이고 사내 출력 시스템을 개선할 수 있다. 지난 2013년 서울시는 통합문서관리서비스를 활용해 문서 커뮤니케이션 환경을 개선했다. 당시 서울시에는 보고나 결재를 대부분 서면으로 처리했기 때문에 부서마다 복합기가 있었다. 그러나 한국후지제록스는 효율성 향상과 비용 절감을 위해 사무기기의 수를 줄이고 각 부서의 직원들이 최단 거리로 접근할 수 있는 지점에 재배치하도록 제안했다. 통합문서관리서비스를 통해 서울시는 기존에 530여대에 이르던 사무기기 수를 4분의1 수준인 139대로 줄여 사무기기 관리 업무를 보다 편리하게 만들었다. 클라우드에 문서를 업로드 해두면 복합기가 있는 곳 어디에서나 출력할 수 있는 클라우드 프린트 등 다양한 솔루션을 통해 연간 182억원에 달하는 비용 절감, 종이 사용량 역시 30% 가까이 줄였다.

많은 기업이 불황을 극복하기 위한 방법으로 비용 절감을 외치고 있다. 그러나 기업의 성장을 위한 절약 방법이 오히려 기업 건강을 해치고 있지 않은지 살펴봤으면 좋겠다. 단순히 복합기·프린터 사용료를 깎아 비용을 줄이는 것은 문서 프로세스나 운영적 측면에서 또 다른 보이지 않는 비용을 늘리게 될 수밖에 없다. TCO(Total Cost of Ownership) 관점에서 비용절감과 더불어 업무 효율성 상승을 모색할 수 있는 방법이 불황을 효과적으로 극복하기 위한 대안이 될 것이다.

김현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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